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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이란전 키워드, 선제골+침대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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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한달 넘게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연구하고 있다. 두 팀은 우리나라가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장애물들이다. 첫 산은 아시아 최강 이란이다. 한국은 이란과 31일 상암벌에서 대결한다.

이란은 FIFA랭킹 24위.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 한국(49위) 보다 무려 25계단이나 위에 있다. 큰 차이다. 또 이란은 이미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과했다. 이란은 여유롭고, 한국은 승리가 간절하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쪽은 당연히 우리나라다. 하지만 적당한 긴장감은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 분석이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이란이 최근 치른 모든 경기 영상을 봤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경기에다 친선경기까지 수차례 돌려봤다.

그는 이란전 필승 키워드로 '선제골'과 '침대축구'를 말한다. 신 감독은 "우리는 이란 상대로 선제골을 절대 주면 안 된다. 그들은 앞서고 있으면 '침대축구'가 뒤따라온다"고 말했다.

한국은 최근 이란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0대1로 졌다. 선제 실점이 전부 패배로 이어졌다. 심리적으로 쫓긴 우리 태극전사들은 그 한 골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이 난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란은 중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힘이 좋고 오히려 유럽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또 많이 뛴다"고 했다.

이란이 최근 아시아 축구에서 강자로 군림한 건 탄탄한 수비력 때문이다. 그들은 이번 아시아최종예선 8경기에서 무실점했다. 실점 위기 장면이 없었던 건 아니다. 위기는 제법 있었지만 실점은 단 한골도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무기력하게 0대1로 졌다.

케이로스 감독이 장시간 구축한 이란 수비 시스템은 견고하다. 웬만한 공격력이 아니고선 이란 상대로 멀티골을 넣기 어렵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이후 이란이 A매치에서 2실점 이상 한 경기는 이라크전(3대3 무, 2015년 아시안컵), 스웨덴전(1대3 패, 2015년 4월) 단 2경기였다.

이런 이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기는 쉽지 않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또 선제골을 얻어맞을 경우 역전승은 확률상 더 힘들어진다. 신태용 감독은 '침대축구(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않아 경기 시간을 소모하는 행동)'의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앞서고 있는 이란이 침대축구로 나올 경우 우리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더 쫓긴다는 것이다. 상대의 심리전에 휘말릴 경우 추격하는 쪽은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전 게임 플랜을 거의 완성했다고 말한다. "이란전 구상은 내 머리 속에 있다. 우리 선수들이 다 모인 후 컨디션을 체크한 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 이란의 장점을 무기력하게 만든 후 그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기겠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