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이 끝나자 유소연(27·메디힐)이 지키고 있던 올 시즌 상금 순위표 맨 꼭대기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남달라'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었다.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우승상금 33만7500달러(약 3억7800만원)을 보탠 박성현은 총 187만8615달러(약 21억원)를 기록, 유소연(176만9550달러·19억8000만원)을 1억300만원 정도 앞섰다. 박성현은 담담했다.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신기할 뿐이다. 내 할일을 묵묵히 하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더 열심히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서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달 LPGA 투어 데뷔 우승을 달성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도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에서도 12위에서 1위로 올라서는 강력한 뒷심을 발휘했다. 박성현은 "마지막 라운드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US여자오픈도 그렇고 이번 캐나다오픈도 그렇고 마지막날 모든 것이 좋았기 때문에 역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도 실력이라 했다. 박성현은 대회가 끝난 뒤 스스로도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자평했다. 박성현은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치는 불꽃타를 날렸다. 박성현은 "이 코스가 내 경기 스타일과 맞는 것 같고 샷과 퍼트도 모두 잘됐다. 이번 주는 그저 완벽했다"면서 "코스에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데뷔 우승 이후 빠르게 시즌 2승을 달성한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몰라보게 좋아진 쇼트게임 능력이었다. 박성현은 "US여자오픈 이전만 해도 내 스스로 쇼트게임에 점수를 매겼을때 40점 정도였다. 근데 지금은 한 70점 정도로 올라온 것 같다"며 웃었다.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이달 초 일시 귀국했을 때 가졌던 '힐링'도 박성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줬다. 박성현은 "오랜만에 간 한국이었기 때문에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친구들도 봤다. 편안하게 지냈기 때문에 대회에 와서도 마음이 편했다. 한국은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곳"이라고 했다.
이미 목표를 이뤘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신인왕을 일찌감치 예약했고 "남은 시즌 1승을 더 하고 싶다"던 목표도 달성했다. 박성현은 "올해 신인이다 보니 샷을 할 때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 있게 할 뿐이다. 자신감 덕분에 올해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숨에 '슈퍼 루키'에서 '톱스타'로 발돋움한 박성현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이다. 여전히 배고프다. 선택과 집중의 시간을 갖는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둔 2주간은 다시 힐링모드로 전환한다. 미국 올랜도로 휴가를 떠날 예정인 박성현은 "'아토('선물'의 순 우리말)'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있는데 본 지 무척 오래됐다. 강아지와 놀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랜도의 디즈니랜드에 가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가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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