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좌완 투수 김성민(23)이 친정팀 SK 와이번스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김성민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안타 4사구 4개(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초 2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교체됐지만, 구원 등판한 오주원이 위기를 극복했다. 넥센은 투수진의 짠물 피칭을 앞세워 SK를 10대0으로 이겼다. SK 2연전 싹쓸이로 3연승. 추격하고 있는 SK와 LG 트윈스를 따돌리고 있다. 김성민의 102구 역투가 있기에 가능했다. 2경기 연속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해냈다.
이날 SK 선발 투수는 에이스 메릴 켈리였다. 최근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으나, 구위 만큼은 리그 정상급. 켈리와 김성민의 선발 매치업으로, 무게가 한 쪽으로 쏠리는 듯 했다. 그러나 김성민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39㎞에 불과했지만, 경기 전 장정석 넥센 감독의 설명대로 공 끝에 힘이 있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었다.
1회초 연속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최 정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정의윤에게 공 3개를 던져 삼진 처리했다.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2스트라이크에서 주저 없이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졌다. 2회초 거포 최승준을 상대로는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던져 삼진으로 잡았다. 제이미 로맥, 김성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막았다. 3회에는 노수광, 나주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최 정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호투 행진.
위기에서도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4회초 2사 후 로맥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성현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5회초 2사 후에도 노수광에게 안타, 나주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최 정을 3루수 땅볼로 막아냈다. 김성민은 6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정의윤과 최승준을 순조롭게 범타 처리했다. 그러나 로맥에게 볼넷, 김성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다시 위기. 넥센은 오주원을 구원 등판시키며, 위기를 진화했다. 동시에 김성민도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불펜 싸움에서도 넥센의 완승이었다.
김성민은 2경기 연속 선발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35㎞를 기록했지만, 낮게 형성되는 공은 위력이 있었다. 체인지업(35개)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SK 에이스 켈리와 맞대결이었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동시에 친정팀 SK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반대로 SK는 트레이드로 내준 김성민에게 무득점. 순위 경쟁의 중요한 길목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