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상황 잴 것 없다. 결국 자력으로 2승을 해야한다.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 우승 도전이 쉽지 않다. 두산 베어스에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위기에 빠지는가 싶더니, 또 그 위기를 넘기며 우승을 확정짓는 듯 했다. 하지만 1일 kt 위즈에 2대20 충격의 대패를 하며 마지막 고비에 부딪혔다. 두산에 0.5경기 차 앞선 1위. KIA는 kt와 2경기를 남겨놓고 있고, 두산은 3일 정규시즌 최종일에 SK 와이번스와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KIA가 2승을 거두면 두산이 SK전을 이겨도 소용이 없다. 그런데 KIA가 1승1패를 거두고 두산이 SK를 꺾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3무로 1무의 KIA보다 무승부가 많은 두산이 승률에서 2리 앞서며 1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A는 마지막날 SK가 두산을 잡아주면 편하게 1위를 확정짓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요행을 바라면 안된다. SK는 정규시즌 종료 후 이틀 후인 5일부터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따라서 3일 두산전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주전급 중 아픈 곳이 있거나 체력적으로 쉬게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빠질 확률이 높고 투수진도 무리하게 가동할 이유가 없다. 남 신경 쓰기 전에 자신들이 살아야 한다. 반대로, 이 경기가 끝나면 1위가 되든 2위가 되든 한참 쉬는 두산은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이 경기는 두산이 가져갈 확률이 높다. 물론, 꼭 이겨야 하는 팀과 내려놓은 팀이 경기를 벌일 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 확률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KIA 입장에서 방법은 하나다. 무조건 2경기 모두 이기는 것이다. 일단 모양새는 나쁘지 않다. 양현종-헥터 노에시가 연속 선발로 출격한다. 두 사람 모두 20승에 도전하는 경기다. 팀도 중요하지만, 개인 성적도 걸려있어 의욕이 생긴다. 1일 경기는 상대 선발 돈 로치 공략에 애를 먹었는데, 김사율과 주 권으로 이어지는 kt 선발 라인은 로치에 비해 공략이 수월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평정심 유지다. 그냥 야구 게임 돌리 듯 경기가 흐른다면 전력 차이에선 분명 KIA가 몇 수 앞선다. 다만, 꼭 이겨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에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면 정말 뼈아픈 경기를 할 수 있다.
일단 2일 첫 경기가 중요하다. 전날 대패를 한 가운데 이 경기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면 3일 경기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