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문제일까, 아니면 풀기 힘든 난제일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 첫 2경기는 우승 후보로서의 모습이 절대 아니었다. 전주 KCC 이지스 얘기다.
KCC는 18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92대98로 패했다. 지난 15일 하위권 후보로 분류된 원주 DB 프로미에 패한 이후 개막 2연패다.
KCC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득점 기계' 안드레 에밋이 건재한 가운데 토종 선수 중 최고 스코어러인 이정현을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역대 최고 보수인 9억2000만원을 안겨줬다. 여기에 부상으로 인해 지난 시즌을 통으로 날린 하승진이 완벽히 회복했고, 한국 무대 잔뼈가 굵은 찰스 로드 영입까지 성공했다. 가드진도 전태풍, 이현민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어 선수 이름값과 구성만 놓고 보면 '슈퍼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하나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완벽한 요리가 될 수 없다. 현재 KCC의 상태가 딱 그렇다.
일단 이정현이 아직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 다녀와 같이 운동을 해야할 시점에 무릎을 다치고 말았다. 사실 개막전 출전도 불투명했는데, 기적같이 회복해 경기를 뛰고 있다. 전자랜드전을 보면 하승진, 에밋 등과의 2대2 플레이에서 계속 패스 미스가 나왔다. 안양 KGC에서 하던 농구가 KCC 선수들과는 아직 잘 맞지 않고 있다. 추승균 감독은 "이제 손발 맞춘 지 5일이다. 시간이 흘러야 한다. 이렇게 뛰어주는 것만도 고맙다"고 말했다.
하승진 활용법도 골치아프다. 추 감독은 로드가 뛰지 않는 1, 4쿼터 중심으로 하승진을 기용하고 있다. KCC가 높이에 대한 이점을 확실히 살리려면 하승진의 출전 시간이 늘어야 한다. 그렇다고 시간을 막 늘릴 수 없는 게 로드와 하승진이 같이 들어가면 높이는 좋아지지만 골밑이 매우 빡빡해진다. 두 사람 모두 수비에서는 허점이 있어, 상대 센터진이 미들슛이 좋다면 연거푸 미들슛을 얻어맞을 수 있다. 전자랜드전 1쿼터가 그랬다. 아니면 로드가 조금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로드도, 하승진도 뭔가 조금씩 불안하다. 추 감독은 "이제 3쿼터 하승진의 출전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에밋 원맨팀에 대한 문제다. 에밋은 지난 시즌 득점 1위를 차지했지만, 팀은 망가졌다. 슈퍼 에이스 1명이 있다고 해서, 5명이 똘똘 뭉치는 팀을 이길 수 없다는 게 DB전에서 증명됐다. 하지만 에밋은 혼자 공을 갖고 1대1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다. 전자랜드 에이스 조쉬 셀비와 비교가 됐다. 셀비는 물흐르듯 경기 조율을 하고 동료들을 살리는 반면, 에밋은 탄성이 나오는 개인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에밋이 공격할 때 나머지 4명 선수는 구경만 하고 있는 장면이 속출했다. 물론, 전자랜드전 4쿼터 에밋의 폭풍같은 득점으로 마지막 추격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결국 또 에밋 원맨팀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주기에 충분했다. 추 감독은 "에밋, 이정현의 공존을 걱정하시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여기에 KCC는 공을 갖고 농구하기를 좋아하는 전태풍, 로드까지 있다. 전자랜드전을 보면 지난 시즌 힘겹게 키운 신예 송교창은 거의 공 한 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다. 에밋이 공격하다 막혀 빼주는 공을 슈팅하는 정도였다.
추 감독은 "5경기 정도 보려고 한다. 선수들이 손발을 더 맞추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과연 1라운드 막판 KCC는 어떤 농구를 하고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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