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첫 한국시리즈.
두 팀 다 원년부터 이어온 팀인데도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적이 두번밖에 없었다. 1987년 플레이오프땐 해태가 3승2패로 OB를 꺾고 승리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었고, 2004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이 2연승으로 KIA를 눌렀다.
2001년부터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우승한 경우가 14번이나 되기에 KIA의 우승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두산도 우승에 대한 꿈을 접을 필요는 없다. 1위팀이 우승하지 못한 두번을 두산이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KIA는 2009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올시즌 우승을 확신한다. 두산도 2001, 2015년의 업셋 우승을 바란다.
▶KIA 어게인 2009
2009년 시즌을 시작할 때 KIA가 우승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5월 김상현을 영입하며 타선에 불이 붙으면서 당시 최강의 팀이었던 SK 와이번스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했다. 8월에 1위에 오른 KIA는 이후 SK의 맹추격을 받았다. 8월말 SK와 5.5게임차로 앞서 우승이 확정적이라고 봤지만 시즌 막판 연승행진을 하는 SK가 무시무시하게 쫓았다. 1.5게임차의 접전에서 KIA는 시즌 최종전서 최희섭의 역전 스리런포로 넥센에 5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시즌이 비슷하다. 최형우를 영입하며 전력이 상승했지만 우승 후보는 여전히 두산이었다. 하지만 4월말 SK에서 김민식과 이명기를 데려오는 4대4 트레이드를 한 뒤 KIA 타선이 불이 났다.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라는 신기록까지 써냈다. 1게임차로 쫓아온 2위 두산의 끈질긴 추격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지켜냈다.
2009년엔 2위였던 SK가 한국시리즈 상대로 올라왔다. 이번에도 2위 두산이 상대자가 됐다. 2009년엔 7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KIA가 나지완의 끝내기포로 3연패를 노리던 SK를 누르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상대 두산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린다. 이상하게 2009년이 연상된다.
▶두산 어게인 2015
역대 한국시리즈의 역사에서 단일리그로 치러진 포스트시즌에서 2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것은 지난 1989년 해태가 유일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태평양 돌핀스를 3연승으로 누르고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인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 1패후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5번의 단일리그 한국시리즈에서는 1위 팀이 22번, 3위팀이 3번의 우승을 했을 뿐 2위팀이 우승한 경우는 없었다. 두산도 2위로 세번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모두 패했다.
그러나 역대 단일리그 한국시리즈에서 3위 팀이 우승한 두번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2001년 준PO에서 한화에 2연승을 한 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선 1패후 3연승으로 올랐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첫 경기에 패했지만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며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3연승을 하며 우승에 한발짝 다가선 두산은 5차전을 패했지만 6차전서 승리하며 역대 두번째로 3위팀 우승을 이뤄냈다. 2015년도 비슷했다. 준PO에서 넥센에 3승1패로 이겼고, PO에선 NC에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2패로 승리했다. 무려 9경기나 치러 두산의 체력이 떨어질만했지만 당시 삼성의 전력이 워낙 약했다. 갑자기 불거진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삼성구단이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전력이 떨어진 것. 두산은 1차전서 패했지만 이후 4경기를 내리 승리해 또한번의 업셋을 이뤄냈다.
두산은 지난 2013년엔 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16경기나 치러본 경험이 있다. 그만큼 큰 경기에서의 경험이 많다. 체력을 어떻게 보충하고 어떻게 써야하는지 노하우가 있다. 이번 PO에서 4경기만 치르고 사흘의 휴식시간을 얻은 것도 그들에겐 큰 플러스 요인이다. 큰 경기를 많이 치렀고, 2년 연속우승을 했다는 우승 DNA를 가졌다는 것이 두산이 가장 믿는 자산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