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속옷 입었더니…."
부산 아이파크가 짜릿한 승리를 영전에 바쳤다.
부산은 25일 구덕운동장에서 가진 FA컵 준결승 수원 삼성과의 경기서 연장 승부 1대1,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고 조진호 감독 추모경기처럼 치러졌다. 그가 떠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홈경기여서 경기 시작 전 묵념을 하는 등 추모식이 마련됐다.
고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이승엽 수석코치로서도 이날 승리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경기가 끝난 뒤 하늘의 고인을 생각하며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흘린 이 코치는 충혈된 눈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그는 다소 쑥스럽다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코치는 조 감독과 숙소에서 같은 방을 썼다. 조 감독의 장례가 끝난 뒤 옷가지, 물품 등 유품을 다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었단다.
한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숙소에서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장을 뒤적이던 중 남아있었는지 모르고 있던 고인의 팬티를 발견했다. 이 코치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팬티를 오늘 내가 입고 나왔다. 벤치에서 나와 함께 그라운드에서도 선수들과 함께 뛰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면서 "승리한 걸 보니 감독님이 함께 해주신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경기 중에 잘 풀리지 않을 때면 하늘부터 쳐다봤다고 했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 테니 잘 보살펴 달라는 염원에서였다.
그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조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났다. 북받쳐오르기도 했다"면서 "이정협 등 선수들도 북받쳐오르는 게 있었는지 눈물을 글썽이더라. 하늘에 바치는 승리였다"고 애잔한 마음을 전했다.
부산은 이제 클래식 승격을 향한 플레이오프와 울산과의 FA컵 결승을 대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 코치는 "오늘 경기는 빨리 잊어야 한다. 남은 리그에서 승격이라는 목표를 크게 잡고 다시 전진해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 스쿼드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결승전 대비를 위한 분석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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