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 성공!'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선동열호' 타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막내의 입을 빌려 전한 '민원'이 성공적으로 접수됐기 때문. 대표팀 훈련장에 잠시나마 웃음꽃이 피어났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때 취재진이 이종범 코치 주변에 몰려들었다. 전날 있던 KBO 시상식에서 나온 발언 때문이다. 신인상을 수상한 이정후는 "대표팀 형들로부터 어제 훈련 후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이종범 코치님의 펑고가 너무 빨라서 마치 스프링캠프 때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는 말을 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이정후와 이종범 코치는 부자지간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를 노리고 대표팀 선배들이 팀내 막내인 이정후에게 은근슬쩍 민원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신인왕 시상식 장에서 아버지인 이 코치에게 한 마디 좀 해달라고. 아들이 신인왕을 타게 되면 이 코치도 기뻐서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는 계산이 엿보인다. 그런 민원을 넣을 정도로 이 코치의 펑고 타구가 빠르고 강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 작전이 통했다. 이 코치는 "어제부로 펑고는 김재현 코치가 맡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아들의 민원을 들었기 때문일까. 이 코치는 여기에 관해서는 따로 답하지 않고 슬며시 미소만 지었다. 하지만 정황상으로 볼 때 이정후의 민원과는 상관없는 변경으로 보인다. 이정후가 시상식에서 이 말을 했을 당시에 이미 대표팀은 한창 훈련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나는 현재 야수들의 커트 플레이에 관해 지도하고 있다. 도쿄돔의 외야 구조가 특이해서 타구가 튀어 나왔을 때 잘 잡아 커트 플레이를 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 역시 현역 시절에 도쿄돔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에게 더 상세한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일단은 펑고 배트를 놓은 것이다. 가장 잘 하는 것에 집중해서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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