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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오륙백은 버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지겹고 권태로운 얼굴로 매일을 살아내는 남자 동훈은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항상 양심 쪽으로 확 기울어 사는 인간"이다. 아침이면 무료한 얼굴로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 대학 후배 출신의 상사가 있는 숨 막히는 회사에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처럼 버티는 재미없는 동훈의 뒷모습에서 평범한 우리네의 중년 아저씨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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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소 일을 하다 취객 강용우에게 무릎을 꿇는 모욕을 당한 상훈, 그리고 그런 아들을 몰래 보고 가슴을 친 노모 요순(고두심)과 "그 자식 죽여버리겠다"는 외침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씁쓸한 막내 기훈(송새벽)을 대신해 동훈은 가족들 몰래 강용우를 찾았다. '건축 구조기술사'라는 자신의 직업을 앞세워 강용우가 지은 건물의 허술한 안전을 꼬집으며 강용우를 몰아붙였다. 그리고 끝끝내 자신이 직접 산 과일바구니를 강용우의 손에 들려 가족들에게 사과를 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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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울타리가 되기 위해 고된 날들을 견뎠던 동훈은 "내가 무슨 모욕을 당해도 우리 식구만 모르면, 아무 일도 아냐"라고 했다. 이는 서럽고 힘들어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 한구석에 하나쯤은 묻어둔 세상의 모욕을 경험한 사람들을 위로했다. 또한 지금도 어디선가 힘든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내 아버지, 어머니, 형제를 돌이켜보게 했다. 이것이 천재 탈옥수 석호필처럼 화려한 액션도 섹시한 브레인을 내세우지도 않지만,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살아온 동훈이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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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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