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절친인터뷰]'경쟁 넘은 우정' 윌슨-켈리 "우리가 친구라서 정말 다행이야"

by

[블랙타운(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우리는 정말 '럭키'한 것 같아. 그렇지?"(윌슨) "서로 같은 팀에서 뛰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켈리)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두 사람이다. LG 트윈스의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다. 시작은 윌슨이 먼저였다. LG가 하위권에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2018시즌 KBO리그에 입성한 윌슨은 '승운 없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고,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9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친구가 합류했다. 바로 켈리다. 만나자마자 뭔가 통하는 게 있다고 느꼈던 두사람은 곧바로 친구가 됐고, 의기투합했다. 윌슨이 지난해 14승을 챙겼고, 켈리 역시 14승을 거뒀다. 28승을 합작한 1,2선발이었다. 당연히 재계약도 함께 했다.

거의 모든 것을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이다. 야구장에서 보는 걸로도 모자라 두사람의 아내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매일 어울린다. 윌슨과 켈리의 동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사람은 생각도, 말투도 닮아있었다. 호주 블랙타운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윌슨과 켈리를 만났다.

-두사람이 '절친'으로 소문이 났다.

▶윌슨=사실 다 거짓말이다.(웃음) 우리는 비슷한 게 많다. 같은 투수고, 훈련하는 것도 비슷하고, 서로 야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승부욕도 강하다. 그래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다. 미국에서 왔다고 해서 무조건 친한 건 아닌데 켈리를 만나 운이 좋은 것 같다.

▶켈리=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때 윌슨이 모든 것을 다 알려줬다. 팀 선수들에 대해서나 서울에서 생활하는 법 등 세세한 것들을 알려줬다. 둘다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마인드가 비슷하다.

-윌슨의 조언 중에 가장 도움이 됐던 이야기들이 무엇인가.

▶켈리=팀 선수들과 잘 지내는 법, 한국의 문화, 한국식으로 인사하는 법, 나이 많은 선수들이나 코치들을 '리스펙' 해야한다는 점 등. 집에서 야구장까지 가는 법도 배우고, 식당에서 밥을 주문하는 법 등등 정말 많이 배웠다. 야구적으로도 많았다. 상대 타자들이나 우리팀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 주루 플레이 등. 서로 어울리며 배운 것들이 많다. 개막 전부터 윌슨 덕분에 공부를 많이 해놔서 시즌 시작한 이후에 오히려 편해졌다. 모두가 타일러를 좋아하지 않나? 정말 좋은 남자고, 미소가 멋진 남자다. 얼굴도 스타 영화배우처럼 생겼다.(웃음)

▶윌슨=부끄럽게 왜 그래?(웃음)

-최근 인터뷰에서 켈리가 "내가 윌슨보다 패션만큼은 낫다"고 폭탄 발언을 했는데.

▶켈리=윌슨은 아직 모르는 이야기였는데 그걸 질문하면 어떡하나.

▶윌슨=(충격받은 표정으로)와우. 진짜? 매우 화나지만 솔직히 사실이긴 하다. 켈리는 '하이패션'을 입는다. 하지만 그래도 충격인데?

-아내들끼리도 친하고, 늘 퇴근을 같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윌슨=우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 특히 아내들은 한국에 영어 잘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같이 의지하며 지낸다. 밥도 먹으러 가고, 네일샵도 함께 간다.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이 생겨서 좋다. 야구선수 아내들은 매우 힘들다. 원정도 많고, 힘들고, 도전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다들 매우 강한 여성들이다. 서로 똑같은 존재가 한명 더 가까이 있다는 게 특별하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을 만나면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하나.

▶윌슨=다들 먼 나라에 와있는 사람들이라 정말 모든 주제에 대해 수다를 떤다. 가족들 안부도 묻고, 최근 활약, 야구 이야기 등등.

▶켈리=사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식당 추천이다. 다들 코리안바베큐를 가장 좋아한다. 대전이나 대구에 있는 아침 식사 장소를 추천받기도 하고, 식당이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친구들이 서울에 오면 우리가 추천을 해주기도 한다.

▶윌슨='빅시티' 서울에 있는 게 굉장히 행운인 것 같다.

-최근 조쉬 린드블럼도 그렇고, 한국에서 뛰다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늘었다.

▶윌슨=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 같다. 가족들을 위해서 결정하는 선수들도 있고, 또 린드블럼이야 워낙 대단한 기록들을 많이 세우고 간거니까 축하할 일이다.

▶켈리=나는 지금은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다. 올 시즌이 너무 기대되고, LG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팀도 너무 좋다. 미국과 비교하고 싶지 않다. 나와 타일러는 LG에서 너무나 편하고 만족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

-동료들 중에 가장 자주 대화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윌슨=전부 다.(웃음) 김현수랑은 미국에서부터 인연이 있었고, 다른 선수들 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차우찬은 투수 후배들을 정말 잘챙기고, 유강남이나 이형종 등등 누구만 꼽을 수가 없다.

▶켈리=그러고보면 우린 참 운이 좋아. 윌슨, 그렇지? 다 우리를 좋아해주고, 영어를 잘 못해도 이야기를 걸어주려고 노력하는 자체로 기쁨을 느낀다. 우리 가족들에게도 잘대해준다. 특히 주장 김현수는 모든 선수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준다.

-류중일 감독은 어떤 스타일이라고 느끼나.

▶윌슨=류중일 감독님의 커리어를 존경한다. 선수, 코치, 감독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분이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안다. 올해 우리팀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있는데, 감독님과 함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켈리=이런 이야기를 다른 선수들과도 종종하는데, 다들 감독님을 좋아한다. 차우찬은 삼성에서부터 같이 해왔으니 더 잘알고 있다. 감독님은 우리가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주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는 분이다.

-올해 LG의 성적을 예상해본다면.

▶윌슨=시즌을 길고 변수가 많아 전체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부상만 없으면 잘될 것 같다. 모두가 하나가 돼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캠프 시작도 좋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우리의 목표다.

▶켈리=굉장히 잘할 것 같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질 것 같다. 선수들이 열심히 경쟁을 하고 있고, 그래서 팬들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시는 것 같다.

-LG팬들은 대단히 열정적이다.

▶윌슨=LG팬들은 최고다. 어느 경기를 가나 LG팬들이 있다. 서울이 홈이지만 전국 어디에나 있다. LG가 오래 우승을 못했는데도 한결 같은 분들이다. 팬들에게 에너지를 받는다. 선수들이 지쳐있을때 팬들의 노래, 춤으로 힘을 받는다.

▶켈리=윌슨 이야기에 100% 동감한다. 늘 큰 함성으로 잠실을 채워준다. 긴 시즌이다보니 지칠 때가 많은데 팬들의 응원 소리 덕분에 힘을 얻는다.

-팬서비스를 굉장히 잘해주는 선수들로 유명하다.

▶윌슨=팬들이 행복해하니까. 나는 '슈퍼스타'가 아닌데, 팬들은 나를 '슈퍼스타'처럼 대해준다. 내게 사진 찍기를 원하고, 사인해달라고 하는 자체로 행복하다. 팬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있어 기쁘다.

▶켈리=늘 감사한 마음 뿐이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고마워 한다. 그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주는 것 뿐이다.

-친한 친구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서로에게 한마디 한다면.

▶켈리=서로 믿을 수 없이 동기부여가 되는 사이다. 작년처럼 다시 한번 같이 잘해보자.

▶윌슨=우리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같은 팀에서 뛸 뿐 아니라 서로 의지가 되는 사이라 행운인 것 같다.

블랙타운(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