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바뀐 공인구가 KBO리그를 휩쓸고 지나갔다. 두번째 시즌, 변화를 체험한 선수들이 각자의 파트에서 대비에 나서고 있다.
한참 진행중인 각 구단 해외 캠프에서는 바뀐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 화두다. 볼 변화에 맞춰 몸의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근육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도 큰 관심사다.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다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것일까.
미국 출장 중 체력 트레이닝과 관련한 흥미로운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차의과학대학교 홍정기 교수와 함께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 구단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한 자리였다. 근력 및 컨디셔닝 수석 코치인 리 피오치(Lee Fiocchi), 선수트레이닝 기관 SSL 대표 개빈 맥밀란 (Gavin McMillan)을 만났다. 천문학적 몸값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는 전문가. 피오치 수석 코치와 나눈 야구 체력 트레이닝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첫번째 눈에 띈 것은 전통적인 근비대 트레이닝, 즉 근육을 크게하거나 힘을 늘리는 훈련법의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부분이었다. 피오치 코치는 "이러한 근비대 트레이닝이 파워와 스피드가 주로 발휘되어야 하는 야구선수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야구선수들의 근육 힘줄 부위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부상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근육 크기의 증가가 관절의 불안함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최근 캐나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를 설명했다. "근육이 증가하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근섬유도 증가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 즉 힘을 발휘하지 않는 섬유들도 늘어나게 된다. 이런 섬유들의 증가는 근육의 탄력성을 감소시키고 근육내 신경의 둔화를 일으켜 운동수행능력을 떨어뜨리고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양의 증가가 질의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과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내용들은 현장에서 수행되는 야구선수 트레이닝과 관련해 중요한 방향성이 될 수 있다. 잘못된 트레이닝으로 인한 폐해를 생각하면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들이 더 많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도입돼 활용되고 있는 웨이티드 볼(무게가 들어가 있는 야구공) 피칭 훈련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피오치 코치는 "프로선수의 경우 저항운동의 원리(저항을 사용해 근력을 올리면 힘과 파워가 향상된다는 전통적인 운동과학개념) 상 볼의 스피드를 향상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잘못된 투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경우 관절에 전달하는 부하를 증폭, 축적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나타낼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유소년 선수의 경우 아무리 좋은 투구폼을 가졌다고 해도 성인 선수에 비해 미성숙하고 약한 관절기능으로 인해 근육과 건이 늘어나는 동작을 수행할 때 과도한 부하를 막기 위해 근육이 딱딱해 지는 현상이 일어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피로를 가중시켜 부상을 초래할 수 있어 이러한 트레이닝은 늘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피오치 코치는 향후 한국을 방문해 더 많은 이야기와 교육 시간을 가질 것을 약속했고, 우리는 LA Galaxy Stadium으로 향했다.
<KBO육성위원, 국민대학교 운동역학실 연구원, 차 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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