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심은경이 한국 배우 최초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에 또 다시 낭보를 전했다.
심은경은 지난 6일 오후 도쿄 신 다카나와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영화 '신문기자'(후지이 미치히토 감독)를 통해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날아라 사이타마'(타케우치 히데키 감독) 니카이도 후미, '꿀벌과 천둥'(이시카와 케이 감독) 마츠오카 마유,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와 세 명의 여인들'(니니가와 미카 감독) 미야자와 리에, '최고의 인생을 찾는 법'(이누도 잇신 감독) 요시나가 사유리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합 끝에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
심은경은 이날 무대에 올라 "수상을 전혀 예상 못해서 아무런 준비를 못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 정말 감사하다"며 눈물의 수상소감을 전했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와 저널리즘에 촌철살인 메시지를 던져 '일본 언론의 상징'이 된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의 동명 저서를 모티브로 제작된 '신문기자'는 한 신문사 사회부 기자가 익명의 제보로 국가가 숨긴 충격적인 스캔들을 접하고 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심은경의 일본 첫 진출 데뷔작이었다. 심은경은 2017년 일본 매니지먼트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체결 후 본격적인 일본 무대에 진출, 첫 작품인 '신문기자'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 중 심은경은 권력의 어둠을 파헤치는 여기자 요시오카 에리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6월 일본 내 관객을 찾은 '신문기자'는 개봉 당시 가케학원이 대학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일으킨, 일명 아베 총리의 '가케 학원 스캔들'을 다룬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아베 신조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전면에 내세워 일본 내 큰 반향을 일으킨 문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민주주의를 짓밟는 국가의 불합리, 진실 보도와 권력 감시라는 본분을 잊은 언론에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은 물론 권력 집단의 압력 속에서도 제작돼 일본 극장가를 뒤흔들었고 한 달 만에 무려 흥행 수익 4억엔(약 44억8000만원)을 벌어들이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일본 내 문제작이자 화제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신문기자', 그리고 그 중심에서 열연을 펼친 심은경이 한국 배우 최초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꿰차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앞서 국내 배우가 일본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최고 기록은 2010년 열린 제33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배두나가 '공기인형'(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 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게 전부였다. 1978년 제1회 일본 아카데미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으로 한국 배우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게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일본 아카데미상 공식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