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유대감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38). 지난 8일까지 진행했던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그는 '렛 잇 비'다. 복귀 일정에 맞춰 알아서 착실하게 준비를 진행중이다. 한·미·일을 두루 거친 최고의 마무리 투수. 특별한 말도, 설명도 필요 없다. 허삼영 감독도 "승환이 한테는 전술도 전략도 말할 필요도 없다"며 절대 믿음을 보인다.
실제 그렇다. 오히려 페이스가 너무 빠를 정도다. 연기된 개막까지 감안하면 두 달 이상 남은 오승환의 시즌.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에도 불구, 착실한 재활과 일찌감치 시작한 강도 높은 개인 훈련 속에 지금 당장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었다.
오승환은 2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두번째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6회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 상대가 있는 첫 경기. 3안타 2실점. 표면적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 60~70% 힘으로 직구 위주로 구위를 점검했을 뿐이다. 시즌을 늦게 시작하는 오승환은 사실 이 시점에 실전 피칭을 할 필요 조차 없다.
그럼에도 오승환은 연습경기 포함, 두번이나 던졌다. 지난 시즌 말 팔꿈치 수술 후 몸을 일찌감치 만들었다. 선수촌 병원에서 재활과 기초 훈련을 연말까지 소화하다 해가 바뀌자마자 오키나와 행 비행기를 탔다. 오승환 보다 오키나와에 빨리 들어온 선수는 선배 권오준 밖에 없다. 두 달 내내 그 누구보다 많은 운동을 소화했다. 오승환은 실전 경기 출전 이유에 대해 "일단 한번 (페이스를) 확 올려보는 겁니다. 다시 페이스 조절 하면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전설적 선배의 철두철미 한 시즌 준비.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후배들에게는 살아있는 귀감이다. 오승환 보다 18살 어린 라이온즈의 미래 원태인은 "오승환 선배님이랑 캐치볼을 같이 했는데, 캐치볼도, 웨이트도, 훈련을 함께 하는 것 자체가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어려워 말도 못 붙일 카리스마의 소유자지만 돌아온 오승환은 확 달라졌다. 먼저 후배들에게 웃으며 다가간다. 삼성 복귀 후 "후배들에게 제가 먼저 다가가야죠"라고 했던 말을 캠프에서 그대로 실천했다.
최고의 실력과 카리스마에 소통까지, 자연스레 흩어졌던 팀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허삼영 감독도 "승환이는 팀원들의 유대감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허 감독은 "개인적인 몸 관리는 물론 선배로서 고참들과 함께 팀을 하나로 묶고 있다. 캠프 초반 찾아와 '(팀 워크 문제를)다 정리했습니다'라고 이야기 해줘서 참 고마웠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이던 2011년 오승환과 룸메이트였던 임현준도 "그 당시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하던 시절이었죠. 참 많은 걸 배웠어요"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지금 승환이 형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한다.
말 없고 과묵해 어렵기만 했던 돌부처 선배. 후배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웃음을 짓는다. 9년 전 모습을 떠올렸던 후배들이 느끼기에는 놀라운 변화다.
염화미소와 함께 돌아온 돌부처 오승환, '왕조' 시절이 희미해가는 시점에 돌아온 끝판왕이 흩어질 뻔한 팀을 다시 하나로 묶고 있다.
정현석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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