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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방법' 연상호 감독 "엄지원→정지소, 연기 소름끼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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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첫 드라마, '방법'이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기고 있다. 매회 예측할 수 없는 재미와 연속되는 클라이맥스 사이에서 종영으로 달려가고 있는 '방법'의 모든 것을 연상호 감독의 입으로 들어봤다.

tvN 월화드라마 '방법'(연상호 극본, 김용완 연출)은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로 앞으로 2회 분량을 남기고 있다. 시청률은 첫 방송 2.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출발해 6.1%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오컬트 장르의 드라마로서 성공을 거뒀다.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방법'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드라마로 가져오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는 1000만 영화인 '부산행'(2016)을 만들어낸 연상호 감독. 1997년 단편 애니메이션부터 '부산행', 그리고 드라마 극본 집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문화계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컬트 장르의 신선함도 '방법'의 성공을 견인한 요인이었지만,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 특히 엄지원과 정지소를 시작으로 성동일, 조민수로 이어지는 배우들의 열연이 시청자들을 단숨에 '방법'의 세계관으로 끌어들였다. 연상호 감독은 특히나 배우들의 캐스팅에 큰 만족도를 드러냈다. 연 감독은 "캐스팅에 대한 부분은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의 의견에 많이 따랐다. 초반 기획 당시 임진희 역을 두고 엄지원 배우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개인적으로 영화 '스카우트' 속 엄지원 배우의 확장된 이미지가 임진희 기자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엄지원 배우가 선과 악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임진희라는 인물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선장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김용완 감독도 제 의견에 동감해주어서 이견없이 캐스팅이 진행됐다. 엄지원 배우도 대본을 읽고 바로 출연을 결심해주셔서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엄지원을 필두로 캐스팅 작업이 활발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는 것.

이어 연 감독은 "극 중 진종현은 어찌보면 평범한 사람같기도 하고 어쩔 때 보면 소름끼치는 악귀인 인물이다. 사실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제작사 레진 스튜디오에서 성동일 배우를 추천했을 때 '과연 이 역할을 하실까?' 생각했다. 성동일 배우가 역할을 수락하셨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는 베테랑 연기자 성동일 배우가 이 드라마에 참여하시면서 드라마의 격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촬영된 편집본을 볼 때마다 극본을 쓴 저 조차도 놀랐다. 확실히 내가 쓴 극본과는 다른 훨씬 풍성하고 입체적인 진종현이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동일 배우는 마치 만능 맥가이버 칼 같은 연기자다. 어떤 역할,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그 모든 연기가 납득이 되는 연기를 보여주셨다"며 성동일의 연기에 극찬을 보냈다.

극에서 핵심을 담당한 인물은 바로 '진경도사' 조민수였다. 지하철 안에서 사지가 뒤틀린 채 소멸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연 감독은 "'진경도사를 누가 할 것인가?'도 프리 프로덕션을 할 때 큰 이슈였다. 개인적으로 무척 애착이 가는 인물이기도 하고 극 초반을 이끄는 강력한 존재였다. 레진 스튜디오에서 조민수 배우를 추천했을 때 마침내 진경도사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과거 영화에서 보여주셨던 폭발적인 에너지가 기대됐고 편집본을 봤을 때 진경도사의 모습을 보고 제가 극본에 썼던 진경도사가 그대로 영상에 나타났다는 느낌이었다. 조민수 배우의 진경도사는 앞으로도 한국 드라마사에 많이 언급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조민수 배우의 열정은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했다.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 하는 롱테이크 굿 장면은 말 그대로 조민수 배우가 만들어낸 장면이다. 극본을 쓴 저도 '저러다 진짜 신들리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라며 경이로웠던 조민수의 연기를 다시금 언급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중요했던 배역은 바로 '백소진'이었다. 이를 연기한 정지소는 아역으로 시작해 '기생충'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했지만, 드라마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배우였던 바. 연 감독은 "가장 중요했던 백소진 역은 사실 김용완 감독이 수많은 오디션을 보고 고심 끝에 결정된 상황이었다. 김용완 감독은 백소진 역에 신선한 얼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많은 배우들을 만났었다. 그리고 지금의 정지소 배우를 선택하게 됐다. 그 때 당시 저는 영화 촬영 중이어서 백소진 배우를 찾던 과정을 함께하진 못했다. 최종적으로 정지소 배우가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방법'의 첫 리딩날 정지소 배우를 보고 '기생충'에 나왔던 그 배우?'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정지소 배우는 이미 백소진으로 변해있었다. 편집본을 보면서도 정지소 배우는 눈빛 하나 몸짓 하나도 모두 백소진이었다. 지금의 백소진의 인기는 8할을 정지소 배우가 만들어낸 것이다"고 밝혔다.

이들의 열연에 연 감독도 절로 박수를 쳤다는 후문. 연 감독은 "백소진이 진종현을 방법했을 때의 열연, 그리고 진경의 굿 신은 정말 깜짝 놀랐다. 완벽한 장면을 위해 몇 달 전부터 트레이닝을 했던 조민수 배우나 방법을 당할 뻔해 몸이 뒤틀리는 연기를 한 성동일 배우 모두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역시 명배우들은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명품으로 보여주는구나' 생각했다. 백소진은 동적이기보다 정적인 느낌으로 방법을 하느 주술사다. 아마도 동적인 연기보다 정적인 연기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정지소 배우는 감성이 매우 풍부한 배우다. 내면에서 나오는,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감성이 풍부하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정적인 백소진의 방법 장면을 만들어낸 것은 정지소 배우의 감성"이라고 칭찬했다.

연 감독의 '최애' 캐릭터는 바로 임진희(엄지원)다. 연상호 감독은 "임진희는 다른 초인적 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에 비해 평범한 인물이지만, 주인공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와 같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기과하고 초인적인 상황들이 다른 초인적인 능력이나 기괴한 사건들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 이야기를 시청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청자와 같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기과하고 초인적인 상황들이 다른 초인적 능력이나 기괴한 사건들을 더 증폭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 감독은 마지막으로 '방법'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작품을 만들 때 '그 작품이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지금 현재 시점에 내가 느끼는 사회의 모습을 작품에 잘 녹이는 것이 대중적인 작품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 시대는 불특정한 인물을 혐오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혐오사회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이에 '혐오사회'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지만, 모든 드라마가 끝나고 각각의 캐릭터를 곱씹어 보면서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뜻을 밝혔다.

'방법'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기고 있다. 11회와 12회는 오는 16일과 17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