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청백전 시작 직후 들려온 소식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두산 베어스 1,2군 선수단이 훈련을 멈췄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진행했다. 스프링캠프 종료 이후 귀국해 치른 첫 청백전이었다.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실전 감각 유지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후 1시에 경기를 시작한 직후 예상치 못한 뉴스가 전해졌다. 키움 히어로즈 2군 선수 가운데 발열 증세를 호소한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해당 선수는 38도가 넘는 고열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곧바로 인근 선별 진료소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진을 받았다. 키움은 이날 잡혀있던 1,2군 전체 훈련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선수단과 관계자들 모두 귀가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문제는 두산 2군이 키움 선수들과 최근 같은 비행기를 탑승했다는 사실이다. 두산 2군은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후 키움 1,2군과 합동으로 전세기에 탑승해 지난 10일 귀국했다. 당시 해당 비행기에 탔던 선수 가운데 일부가 이날 잠실구장에 나와 청백전을 치르고 있는 상태였다.
두산 구단은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 키움 선수의 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경기가 끝난 직후 훈련 중단이 확정, 발표됐다. 선수들은 곧바로 귀가해 상태를 살피기로 했다. 이날 경기 후 예정돼 있었던 추가 훈련 일정도 취소됐고, 17일 청백전 역시 잠정 취소됐다. 자칫 사태가 커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대처였다.
그만큼 모두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사상 초유의 개막 연기라는 결정이 내려졌고, 프로야구 특히 선수단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개막을 언제쯤 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작은 불씨라도 쉽게 보지 않고 단단히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두산은 최종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1,2군 훈련 일정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