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데뷔 9년만에 새 유니폼을 입은 이현호(28)가 남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이현호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8년간 활약하던 두산을 떠나 '기회의 땅' 한화에 몸담게 됐다.
이현호의 지명은 한화의 고민을 보여준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채드벨과 마무리 정우람을 제외하면 돋보이는 왼손 투수가 없다. 김범수와 박주홍, 임준섭 등의 경쟁에 올해는 이현호와 송윤준이 더해진 구도다. 이현호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선수임을 감안하면, 양쪽의 경쟁심을 모두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이현호는 지난해 평균 140㎞의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와 커브, 스플리터를 구사했다(스탯티즈 참조). 이현호는 지난 캠프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구속을 좀 더 올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다. 개막 전까지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이현호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멕시칸리그 토로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 1이닝 퍼펙트 삼진 2개로 호투했다. 지난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도 6회 3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적어도 불펜에서의 쓰임새는 확실하게 증명한 셈. 이에 대해서는 "연습경기에서 기복이 적었던 점에 만족한다. 시즌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현호는 "내 쓰임새가 있으니 불러주신 것 아닐까. 또다른 기회다. 올시즌 1군에서 건강하게 1년을 보내는 게 목표"라며 "올해 성적에 욕심을 내겠다. 내겐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의 성적이 중요하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한화는 외국인 선수 서폴드와 채드벨이 원투펀치를 맡고, 장시환이 3선발로 뒤를 받친다. 4선발 이후는 무한 경쟁이다. 한 자리는 장민재가 유력해보인다. 이현호는 기존의 김범수 김민우 김이환, 부상에서 돌아온 윤규진, 신인 남지민 한승주 등과 함께 선발 한 자리를 다투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