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스프링캠프 훈련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오전 출근 후 컨디셔닝 위주의 몸풀기를 마친 뒤 투구-타격-수비 등 파트별 훈련으로 굵은 땀을 흘린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엔 부족한 훈련량을 채우기 위해 보충 시간을 갖거나, 웨이트 등 근력 운동으로 일과를 마무리 한다. 선수 개인의 루틴이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팀 운영의 틀은 비슷하다.
그런데 올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훈련법은 다소 특별하다. 팀 전체가 움직이는 훈련 시간은 길어도 두 시간 정도다. 일부 선수들이 훈련 습관 형성을 위한 루틴조에 포함돼 팀 일정에 비해 먼저 움직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개인에 초점을 맞춘 훈련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팀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오후 2시에 시작했던 훈련 시간은 이날 오전 11시로 바뀌었다. 30여분 간의 컨디셔닝 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내야 펑고, 타격 훈련, 불펜 투구 등의 시스템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9시에 출근해 먼저 훈련에 돌입한 '루틴조'는 팀 훈련이 마무리 된 오후 1시 전에 일찌감치 운동장을 빠져 나가기도 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의 철학이 바탕이 됐다. 고정된 틀에 선수들을 맞추는 것보다 그동안 선수 개인이 형성한 루틴에 맞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면 훈련 효과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이런 철학 속에 팀을 운영해 온 허 감독의 모습은 귀국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선수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원중은 "선수 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몸을 만드는 게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준우 역시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좀 더 세부적이고 체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개인의 발전이 모이면 결국 팀이 전체적으로 향상되는 결과로 나타난다"며 '자기주도형 훈련'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허 감독은 "훈련 시간 조정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선수들이 스스로 해야 할 부분을 이해하고 있다면 시간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는 다 똑같다. 연습량을 늘리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훈련장에서 드러나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훈련이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 KBO리그는 여전히 안갯 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리그 일정이 연기된 가운데 각 구단 모두 자체 훈련 만으로는 갈증을 느끼는 눈치다. 반등을 위해 의욕적인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리그 연기에)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현실에 맞게 준비해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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