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내 몸은 이미 7월에 있다(웃음)."
1년의 공백을 딛고 다시 거인군단 마운드를 지키게 된 노경은(36·롯데 자이언츠)의 표정은 밝았다. 코로나19로 연기된 KBO리그를 향한 갈증은 여느 선수와 다름없지만, 꾸준히 몸을 만들며 준비한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도드라졌다.
최근 롯데 선수단과 함께 귀국해 사직구장에서 훈련 일정을 소화 중인 노경은은 "팀에 합류하니 쉬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 캠프에 합류하니 지난해 함께 시즌을 치른 것 같더라"고 웃은 뒤 "감독님이 선수들을 많이 믿어주신다. '몸에 활력이 있어야 기술도 향상된다'는 이론을 갖고 계신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호주에서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고 와서 큰 걱정은 없다. 원래 많이 던지는 것은 자신 있었다"며 "(코로나19로) 개막 일정이 언제 잡힐 지에 대한 걱정이 크다. 선수들이 캠프 전 개인훈련 등 많이 노력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KBO리그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시름하고 있는데, 하루 빨리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길었던 FA 협상에 마침표를 찍은 노경은은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 최고 구속 150㎞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1년 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빠른 공 뿐만 아니라 너클볼이라는 신무기까지 장착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질롱코리아에서 활약을 마친 뒤 호주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노경은은 새 시즌 롯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는다.
그런데 노경은은 "내가 잠깐 착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질롱에서 150㎞를 찍고, 평균 구속도 147~148㎞가 나왔다. 내 장점은 제구인데, 그 정도 구속이 나오니 착각을 하게 됐다"며 "국내 타자들은 그 정도의 공은 잡아놓고 배트를 돌린다. 청백전을 거친 뒤 내가 가진 변화구의 강점을 각성하고 제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위가 좋다는 점은 보여주고 싶다. 내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질롱코리아에서 관심을 모았던 너클볼을 두고는 "실전에서 여유있는 상황에서 타자들의 성향에 따라 유용하게 쓸 생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잠시 롯데와 멀어진 노경은을 두고 후배 투수들은 그리움을 드러내곤 했다. 다시 합류한 그의 존재감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모양새다. 노경은은 "평소에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를 안하는 스타일이라서 내게 서운한 건 없을 것"이라고 웃은 뒤 "잘못된 부분도 돌려서 이야기하려 노력한다. 호되게 혼낸다고 해서 고쳐질 거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스스로 깨닫는 게 옳다.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가려 했던 것을 후배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마운드에 올라서면 그때 만큼은 내가 세계 최고의 투수'라는 생각으로 던지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소개했다.
천신만고 끝에 다시 롯데로 돌아온 노경은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노경은은 "선발로 자리를 잡아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내가 제대로 못하면서 후배들을 이끌 순 없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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