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리그 축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1일 각 구단 단장들이 참석하는 실행위원회를 열어 '개막 연기(4월20일 이후→4월 말~5월 초), 타 구단과 연습경기 연기(4월7일→4월20일) 연기'를 논의했다.
리그 축소도 검토했다. 팀당 144경기를 108경기, 117경기, 126경기, 135경기로 줄이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했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최대 5월 초 개막이 144경기를 치를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더 늦어지면 경기수 축소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실행위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초 개막시 135경기, 5월 말 개막시 108경기를 소화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조차 유동적이다. 꾸준한 해외유입 속에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5월 개막이 가능하리란 보장도 없다. 무관중 경기도 언급되고 있지만 프로야구의 특성상 바람직하지는 않다.
당장 각 구단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처한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리그 축소가 유독 반갑지 않은 팀 중 하나는 삼성 라이온즈다. 가장 큰 이유는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38)의 복귀 시즌 축소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리그가 줄어들수록 오승환 활용 가능 경기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오승환은 개막 후 3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소화해야 한다. 당초 144경기 체제에서는 114경기 출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만약 리그가 108경기로 축소되면 단 78경기 밖에 등판 기회가 없다. 삼성으로선 확실한 마무리 오승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전력 차가 크게 날 수 밖에 없다.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고우석(LG 트윈스), 하재훈(SK 와이번스) 등 후배들과 펼칠 구원왕 경쟁에서도 크게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하염 없이 늘어지는 개막 일정 탓에 신체 리듬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기준점이 없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리그 개막 후 한달 정도를 기준으로 컨디션을 베스트로 끌어올려야 한다.
성실파 오승환은 국내 복귀 후 빠르게 몸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 이후 쉴 틈 없는 재활과 강도 높은 개인 훈련 등으로 오키나와 캠프에서 이미 피칭단계에 이르렀다. 실제 연습경기에도 두차례나 등판했다.
하지만 하염 없이 늘어지는 개막 일정 속에 페이스를 일부러 떨어뜨렸다 다시 끌어올리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던지지 않은 탓에 실전 공백이 길면 길수록 감각적으로 좋을 리가 없다. 7년 만의 국내복귀에 대한 의욕이 충만했던 본인으로서도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삼성 입장에서 그나마 위안거리를 삼을 만한 점은 8월 말 상무 전역을 앞둔 불펜 필승조 심창민의 복귀다. 개막이 늦어질 수록 삼성 복귀 후 심창민의 출전 가능 경기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상무 전역 예정 선수들을 보유한 다른 팀 사정도 모두 마찬가지다.
사상 유례 없는 리그 축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시점. 삼성 팬들이 기다리는 '끝판왕' 오승환의 복귀 무대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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