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번에도 3시간이 넘는 긴 회의였다. 하지만 개막일 확정은 다시 한번 미뤄졌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4일 서울 도곡동에서 2020년 제 3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운찬 KBO 총재를 비롯해 10개 구단 대표단이 모여 정규 시즌 개막일과 다양한 현안을 놓고 논의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오후 1시를 훌쩍 넘겨서 끝이 났다. 예상보다 더 길었던 시간이다. 하지만 회의 결과 정규 시즌 개막일은 21일 다시 이사회를 열고 확정하기로 했다.
예상밖의 결과였다. 지난 7일 10개 구단 단장들이 모인 실행위원회에서 '4월 21일 구단간 연습경기 시작 후 5월초 정규 시즌 개막'을 잠정적으로 정했고, 공을 이사회로 넘겼다.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5월 1일과 5월 5일 개막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번 이사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개막 일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KBO 이사회는 신중했다. 정부가 4월 19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 가운데, KBO도 19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이후 추이를 살핀 후 21일 이사회를 열어 개막일을 확정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아직 일주일 남짓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개막일 확정에 대한 부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이사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아직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시기이고, 만약 거리두기 시기가 추가로 연장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놨다. 깊은 논의 끝에 아직 개막 일정을 확정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KBO의 현실적인 목표는 '5월초 개막'이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4월 21일부터 구단간 연습경기를 시작하고, 5월 1일 개막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다만, 5월 1일에 개막을 한다면 KBO가 미리 언급했던 '개막 2주전 확정일 발표' 규칙은 무너지게 된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이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면서 "만약에 1일에 개막하게 되면 '2주전 발표'에 대해서는 수정을 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곡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