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타율 2할1푼1리, 4홈런 13타점, OPS 0.630. 한화 이글스 3년차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의 올시즌 성적이다.
2018년 한화 가을야구 진출 당시 '복덩이'로 불렸던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의 특성상 바깥쪽 브레이킹볼에 대한 약점도 여전하다.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 등 타 팀의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당하며 지난해 9위, 올해 최하위를 기록중인 팀 성적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하지만 팀에 대한 소속감은은 호잉 역시 뒤지지 않는다. 호잉은 올시즌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다음으로 KBO리그에 오래 몸담아온 외국인 타자다. 열정적이면서 성실한 호잉의 성격상 성적에 대한 책임감은 남다르게 느낄만도 하다.
한화는 이번 부산 롯데 자이언츠 전 원정을 앞두고 최원호 감독 대행의 부임과 더불어 송광민 이성열 장시환 등 무려 10명의 선수를 퓨처스로 내려보내고, 대신 조한민 최인호 황영국 등 9명의 신예 선수들을 불러올렸다. 부진에도 불구하고 1군에 남은 호잉으로선 한층 마음이 무거울만도 하다.
호잉은 9일 롯데 전 첫 타석에서 선발 애드리안 샘슨을 상대로 뜻밖의 기습 번트를 댔다. 방향이 투수 쪽으로 쏠리며 아웃되긴 했지만, 호잉의 남다른 마음가짐이 엿보이는 행동이었다. 0대8로 뒤진 7회에는 선두 타자로 등장, 4호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3득점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이로써 호잉은 홈런 부문 팀내 1위로 올라서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더라도, 팀의 주축이 되어줄 선수들은 필요하다. 김태균이 지난 3경기에서 8타수 5안타 2볼넷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호잉도 일주일간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반등의 시작점을 마련했다. 빈공에 시달려온 한화에겐 꼭 필요한 터닝포인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