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프로 20년간 통산 홈런이 4개였던 선수가 한 시즌에, 그것도 40세의 나이에 시즌 초반에 벌써 3개의 홈런을 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스스로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라며 놀란다.
LG 트윈스 베테랑 포수 이성우(40)의 존재감이 빛나고 있다. 이성우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8번-포수로 선발출전해 기적같은 솔로포로 팀을 4대3 승리로 이끌었다. 3-3 동점이던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SK 두번째 투수 정영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쳤다. 타구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와 이성우는 3루에서 멈췄지만 심판의 홈런 시그널에 홈을 밟았고, 비디오판독을 통해 홈런임을 인증받았다. 그의 생애 첫 결승 홈런. 지난 5월 27일 한화전서 생애 첫 만루포를 쏜 이성우는 30일 광주 KIA전에선 스리런포를 쳤다. 2개의 홈런으로 이미 자신의 한시즌 최다홈런 신기록. 이번 홈런으로 벌써 3개를 기록했다.
이성우는 "작년 시즌 말에 (박)용택이 형으로부터 하체 쓰는 법을 배웠는데 타구가 잘맞고 있다"며 박용택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결승 홈런을 쳤는데.
프로하고 처음이다. 올해는 처음이 많다. 이전 2개 홈런은 게임이 넘어간 상태에서 친 홈런이었는데 오늘은 결승홈런이라…. 벅차오른다.
-3루에서 멈췄는데.
내 느낌에는 정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외야보니 좌익수가 점프를 해서 펜스를 맞힌 줄 알았다. 1군 기록에 3루타가 없어서 3루타 한번 만들어보려고 열심히 뛰었다.
-역대 통산 홈런을 올시즌에 넘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이성우의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은 4개였다)
지금 이게 뭐하는 건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서. 감정이 올라온다.
-올해 청백전부터 타격감이 좋았는데.
작년 시즌 끝 무렵에 박용택 선배로부터 하체 쓰는 법을 배웠다. 비시즌 기간에도 계속 연습을 했는데 전지훈련 때부터 잘맞고 타구에 힘이 실리더라. '왜 그러지'하는 생각을 했다. 시즌까지 연결될 줄은 몰랐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나가기 때문에 이 타격감을 살리기 쉽지 않은데…. 홈런 치고 와서 용택이 형이 "5년만 나를 일찍 만났으면 너 주전 포수 될 수 있었는데"라고 하시더라. 솔직히 신고선수 포함해 21년째인데 타격 코치님들이 나를 배재시키셔서 사실상 타격은 내가 독학을 했었다. 용택이 형이 좋은 팁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내일 당장 그만둬도 처음으로 결승홈런을 쳤다는 데 감사하다. 선수단에 피자 한번 쏠 생각이다.
-더블헤더를 하면 1경기는 출전할 수 있는데.
ㅏ내가 나가는 경기는 투수들이 더 잘던질 수 있게 해줘야 내가 1군에 남을 명분이 생겨서 사실 수비 욕심이 더 많다.
-7회말 때 대타가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교체되더라도 난 기분이 전혀 안나쁘다. 예전부터 내 타석 때 찬스가 오면 거의 다 대타로 교체됐었다. 오늘도 유강남 선수가 내 앞에 대타로 나오길래 내가 교체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세리자와 코치님이 내가 계속 포수 나간다고 사인을 주셨다. 감사드린다.
-이적 2년째 팀이 우승한 징크스가 있는데.
부담스럽기는 하다. 이어지면 좋겠다. 팀 창단 30주년이고 용택이 형의 은퇴 시즌아닌가. 물론 나도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다. 우승 반지 하나 더 끼고 선수생활 마치면 좋겠다.
-상대가 친정인 SK전이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너무 좋다. SK를 상대로 결승홈런을 치고 팀이 이긴 게 너무 좋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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