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고졸 루키 이승민이 라팍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 경산행 짐을 쌌다.
이승민은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T와의 주말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승민은 전날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102구를 던지며 홈런 포함, 6피안타 7볼넷 3탈삼진 5실점했다. 102구 중 스트라이크는 절반 정도인 53개였다.
낯 선 프로 첫 마운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도 타이트 했다. 1회에만 볼넷 3개와 안타로 2실점 했다. 2,3,4회 잇단 위기 속에서도 병살타를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잘 버티던 이승민은 5회 유한준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2사 후 박경수에게 2루타, 천성호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투구수가 100개가 넘자 벤치는 교체를 지시했다.
허삼영 감독은 14일 브리핑에서 "결과를 떠나 5회를 채워주고 싶었다. 당초 90구 전후 생각했는데 투구수가 많아졌고, 공이 빠지는게 보여서 어쩔 수 없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를 떠나 희망을 남긴 경기였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버텨냈다. 1회 살짝 긴장한데다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당황하며 크게 무너질 뻔 했다. 선배들의 수비 도움으로 넘긴 뒤 2회부터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적응력을 보여줬다. 비록 5회를 채우지도, 승리하지도 못했지만 이승민은 자신의 미래 가치를 입증했다. 최고구속은 136㎞에 불과했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경기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선발형 투수임을 보여줬다.
허삼영 감독도 "원래 제구가 좋은 투수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주심의 (타이트한) 볼 판정은 과정이고 경기의 일부분이다.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잘 넘겼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추후에도 기회가 갈 것이다. 마운드에서 마인드와 싸울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난 선수인 만큼 장점을 살려줄 생각"이라고 향후 활용 방안을 이야기 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