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6일 광주 NC전에선 지긋지긋한 무안타 기록을 깼다. 21타석 만이었다. 그러더니 17일 경기에선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두 개 이상)를 작성했다. KIA 타이거즈의 유격수 박찬호가 타격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본격적으로 쏘아올렸다.
이날 9번 타자로 선발출전한 박찬호는 4타수 2안타 2득점 2도루 1볼넷으로 팀의 7대6 역전승을 견인했다.
2회 말 첫 타석에선 2사 1, 2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마이크 라이트의 공을 밀어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승부처였던 7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무사 1루 상황에서 또 다시 밀어쳐 우전안타를 뽑아낸 뒤 최형우의 역전 결승타 때 홈을 밟았다.
박찬호는 타격 뿐만 아니라 호수비로도 팀 승리에 공헌했다. 7회 1사 1, 3루 상황에선 나성범의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해 역전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지만, 공격에서의 맹활약으로 실수를 덮을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찬호는 "'이제는 못치면 안될 것 같다. 1할과 2할 초반을 왔다갔다 하는 타자는 내가 감독이라도 필요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올 시즌을 위해 준비했던 타격 매커니즘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래서 지난해 전반기 때 좋았던 타격 매커니즘을 찾는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타격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움을 준 이들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였다. 박찬호는 "감사해야 할 분이 너무 많다. 감독님 같은 경우 칭찬을 해주시면서 감싸주셨다. 믿음에 보담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타격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최)형우 형은 '널 위해 기도하겠다'고 해줬고, (김)주찬이 형은 '힘 빼고 가볍게 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이밖에도 모든 분들께서 나 하나 살리기 위해 애써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간 타격부진 스트레스로 체중 3㎏이 빠졌다는 박찬호는 "안타가 안나올 때 모두가 나를 위해 애써주시는데 그걸 집에 가서 생각하면 울컥할 때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박찬호의 시즌 목표 타율은 0.280이다. 그는 "잘할 수 있는 건 첫 번째가 수비, 그리고 두 번째가 타격이다. 이제부터 두 마리 토끼를 잡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환한 웃음으로 인텨뷰를 마무리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