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내주 개최 예정인 KBO실행위원회에서 퓨처스(2군)리그 축소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정규시즌과 같은 5월 5일 개막한 퓨처스리그는 북부리그 5팀, 남부리그는 상무 포함 6팀 등 총 11팀이 참가 중이다. 리그별 팀간 12차전, 인터리그 6경기 등 팀당 총 96경기를 치르는 일정. 18일까지 팀당 26~33경기씩을 소화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구단 사이에서 퓨처스 일정 축소 의견이 나오면서 10개 구단 단장 협의체인 실행위에서의 논의가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변수로 촉발된 리그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5일 정규시즌이 무관중 체제로 시작된 후 한 달이 지나면서 각 구단들의 재정난이 가시화되고 있다. 관중 입장 수익은 구단별로 전체 수익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10개 구단 총 989억원이었던 입장 수익은 18일 현재 0원이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광고-마케팅 수익도 급감했다. 구단별로 올 시즌 예산은 확보를 했지만, 수입 없이 지출만 이어지고 있다. 프런트-선수단 급여, 원정경기를 위한 이동, 숙식 비용은 그대로 쓰면서 곳간이 비고 있는 상황. 올 시즌 내내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당장 내년 시즌 운영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군 선수단과 같이 원정 이동, 숙식 뿐만 아니라 구장 등 시설 관리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2군 일정 소화를 줄여서라도 숨통을 틔우자는 게 퓨처스리그 축소 찬성 측의 주장이다.
1군 엔트리 운영도 거론된다. KBO리그는 올 시즌 144경기 소화를 위해 더블헤더, 서스펜디드제를 도입했다. 이 경우 엔트리를 일시 확대할 수 있도록 특별규정도 마련했다. 일정에 따라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가는 선수가 늘었는데, 이 과정에서 2군팀에 선수가 부족해 경기 운영이 꼬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장마철에 접어들며 더 늘어날 더블헤더, 서스펜디드 경기와 그로 인해 복잡하게 짜일 1군 엔트리를 고려할 때 2군 일정을 축소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구단마다 의견은 제각각이다. 퓨처스리그 축소가 팀 전력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리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메이저리그와 같은 팜(Farm) 제도가 없는 KBO의 현실에서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2군팀은 1군 전력 이탈로 빚어지는 공백을 해소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 자원들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퓨처스리그 축소가 당장 올 시즌 1군 운영에 변수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육성 전략에 차질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팀들도 있다.
실행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용절감' 쪽에 맞춰지는 분위기다. 퓨처스리그 축소 뿐만 아니라 '무관중 시즌'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구단들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엔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KBO와 10개 구단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