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현대 야구에서 불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SK 와이번스는 지난주 마무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마무리 하재훈이 3경기나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경기를 역전패했고, 그것이 7연패까지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6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랐던 하재훈과 33홀드를 기록해 홀드 2위를 했던 서진용의 부진은 SK 불펜진의 와해를 불러왔다. 지난해 27홀드를 기록했던 김태훈이 선발로 빠진 자리를 김정빈이 잘 메워주고 있지만 주축 필승조 2명의 부진은 SK의 승리 공식을 난제로 만들어버렸다.
눈이 김태훈에게 간다. 김태훈이 불펜에 있었다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선발에서 잘던지고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지금 김태훈은 선발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8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 중이다.
첫 등판이었던 5월 10일 부산 롯데전서는 6이닝 2안타 2실점의 호투를 했고, 두번째인 5월 16일 인천 NC전에선 7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선발로서 입지를 굳히는 듯했지만 이후 6경기의 피칭이 좋지 못했다. 한번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5월 29일 인천 한화전서 5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지만 이후 4경기서 승리없이 2패만 기록했다.
5월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던 김태훈은 6월엔 4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8.53이다. 김태훈이 나온 8경기서 SK는 1승7패를 기록했다. 갈수록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는 게 문제다.
팀으로선 김태훈의 보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팀엔 필승조 불펜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고, 김태훈은 선발에서 좋은 피칭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에서 일주일에 3∼4경기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투수가 일주일에 한번 나와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팀으로선 마이너스 효과다.
김태훈으로선 입단후 제대로된 선발 기회를 처음 얻었다. 롱릴리프, 셋업맨, 대체 선발 등 팀에 필요한 자리에 나가서 묵묵히 던졌던 김태훈이기에 이번 선발은 소중한 기회다. 김태훈이 선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거나 불펜진이 지난해처럼 잘 막아줬다면 김태훈의 보직에 대해 생각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부진하더라도 5이닝을 꾸준히 막아주고 있으니 선발로서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SK 염경엽 감독은 "전 등판부터 김태훈과 스태프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김태훈의 보직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렸다. 염 감독은 "김태훈이 잘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서른살의 김태훈에게 잦은 보직 변경은 독이다. 이젠 자신의 특화된 보직을 맡아야 한다. 그래서 염 감독의 고민은 깊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원하는 보직은 선발이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면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김태훈에게 잘할 수 있는 보직은 무엇일까.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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