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역시 그의 자리는 4번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25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팀의 8연승을 이끌었다. 더블헤더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4번타자로 출전한 박병호는 4-5로 뒤진 9회초 우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8대5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지난 20일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이후 5경기 연속 안타를 쳤고, 같은 기간 4홈런을 몰아 때렸다. 복귀 직후 5번타자로 나섰던 박병호는 이날부터 4번으로 돌아오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경기를 앞두고 키움 손 혁 감독은 "원래 어제부터 4번에 넣으려고 했다. 오늘은 2경기 모두 4번으로 나간다"며 "원래부터 우리 4번타자가 아닌가. 그 전에는 5번에 있는 4번타자였다"고 했다.
키움은 4-5로 뒤진 9회초 선두 주효상과 서건창의 연속 볼넷, 김하성의 희생번트, 이정후의 고의4구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LG 벤치는 이정후를 거르며 만루 작전을 선택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방망이가 LG에게 최악의 충격파를 던졌다.
앞선 4차례 타석에서 LG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3삼진을 당하고 이후 볼넷 1개를 얻는데 그친 박병호는 LG 마무리 정우영의 2구째 146㎞ 한복판 투심을 그대로 밀어때려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방향이 우측으로 박병호의 타격감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준 비거리 134m짜리 대형 아치였다.
시즌 8호, 통산 902호, 개인 5호 만루홈런이다. 박병호가 만루홈런을 친 것은 2015년 8월 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763일 만이다. 시즌 11번째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이 부문 선두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15개)를 4개차로 뒤쫓았다.
앞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을 5대2로 이긴 키움은 박병호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2차전마저 잡고 8연승을 질주했다. 28승17패를 마크한 키움은 두산 베어스(27승17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박병호는 "정우영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갔다. 그 생각이 잘 맞아 떨어졌다. 역전이 된 홈런이 만루홈런이라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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