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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그들만의 리그' SK-한화, 성적 인플레이션. 높아진 포스트시즌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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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KBO리그는 양극화가 심각하다. 6일 현재 팀당 50~54경기를 치렀는데 두 팀이 최악 승률에 허덕이고 있다. 9위 SK 와이번스(0.302·16승37패)와 꼴찌 한화 이글스(0.245·13승40패)다.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한 두 팀 때문에 리그 승리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전력 밸런스는 위태롭고, 5할 승률을 기록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중위권 혼전은 가중된다.

SK와 한화, 양 팀의 공통분모는 총체적 난국이다. 투타 모두 부진하다. SK는 '원투펀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각각 미국과 일본으로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은 정규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 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지난 2일 방출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자들도 극심한 슬럼프. 지난해 저하된 공인구 반발력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SK 팀 타율은 10개 구단 중 꼴찌(0.240). 극심한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염경엽 SK 감독은 영양실조가 겹치면서 경기 도중 쓰러졌다.

한화 역시 마운드와 타선 부진이 심각하다.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이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한 뒤 3주 동안 전력에서 이탈해 사실상 워윅 서폴드 홀로 선발 마운드를 지켰다. 채드 벨은 지난달 26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복귀했지만, 아직 시즌 첫 승을 팀에 배달하지 못하고 있다. 6월 5차례 등판해 5패를 기록했다. 마무리 정우람마저 다쳤다. 팀 평균자책점 꼴찌(5.66). 팀 득점권 타율(0.238)도 꼴찌. 총체적 난국에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작성한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18연패)와 타이를 이루는 불명예를 뒤집어 썼다.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떨군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 리그 전체, 그리고 팬들에게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3할대 미만 승률 기록은 딱 네 차례 있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가 승률 0.188(15승65패)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1할대 승률에 그쳤다. 4년 뒤인 1986년에는 빙그레 이글스가 승률 0.290(31승1무76패)으로 역대 두 번째 2할대 이하 승률을 찍었다. 이후 1999년에 쌍방울 레이더스가 승률 0.224(28승7무97패)를 마크했다.

21세기엔 딱 한 번 2할 승률 팀이 나왔다. 2002년 롯데 자이언츠(0.265·35승1무97패). 이후 17년 동안 2할대 승률은 자취를 감췄다.

현재로선 반등이 쉽지 않다. 큰 반전 계기를 마련해야 순위 변동이 가능하다. 9위 SK와 8위 KT 위즈의 승차는 꾸준히 8~9경기차다.

승리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동반추락한 SK, 한화의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 쉽고, 팬들의 관심은 줄어들게 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5할 승률을 넉넉히 넘어야 한다. 5할 승률을 상회하는 중위권 팀들은 5위와 6위를 오간다. 롯데도 24승27패, 승패마진이 '-3'지만 7위까지 밀려있다.

2000년 이후 5할 이상 승률에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는 지난해 KT 위즈를 포함해 2002년 두산 베어스(5위·66승2무65패·승률 0.504), 2006년 두산(5위·63승3무60패·승률 0.512), 2008년 한화(5위·64승62패·승률0.508), 2013년 롯데(5위·66승4무58패,승률 0.532) 등 총 다섯 차례였다.

SK와 한화가 살아날 수 있을까. SK는 코로나19 변수로 킹엄 대체자 영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가 메디컬 체크를 통과하지 못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 제로 베이스에서 새 선수를 영입중이다. 2주 자가격리를 고려하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SK는 지난 주말 롯데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만들며 승률을 3할대로 끌어올렸다.

한화는 선발과 불펜, 타선 응집력이 모두 불안 불안한 상태다. 선발과 불펜의 엇박자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특히 좀처럼 개선이 안되는 '허술한 수비'는 치명적이다. 상대팀을 압박할 무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한용덕 감독이 중도하차한 뒤에도 리빌딩과 윈나우의 갈림길에서 아직도 허둥지둥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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