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중혈투에 이은 연장혈투 끝 패배. 4연패 속에 피로도가 가중됐다. 불펜진도 바닥났다.
믿을 건 딱 하나, 사실 상 에이스이자 '연패 스토퍼' 정찬헌(30) 뿐이었다.
LG 베테랑 우완 정찬헌이 벼랑 끝 팀을 구했다. 정찬헌은 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1구 역투로 승리의 발판이 됐다. 2회 강민호에게 선제 투런포를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겼지만 6이닝 동안 7피안타 7탈삼진으로 2실점 하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었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5월16일 키움전부터 6경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또 한번 연패 스토퍼로서의 진가를 과시했다.
정찬헌은 올시즌 재활 후 첫 등판이던 5월7일 두산전 패배가 유일한 패전이었다. 이후 5월15일 키움전 부터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정찬헌이 등판한 6경기 연속 팀이 승리했다. 중요한 고비마다 연패를 끊었다.
만약 이날 LG가 패했다면 5연패 후 서울로 이동해 상위팀 두산, NC와 잠실 6연전을 치러야 했다. 자칫 큰 수렁으로 빠질 뻔 했던 순간, 트윈스에는 정찬헌이 있었다. 비록 지고 있었지만 썩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6이닝을 꾹꾹 채우고 내려왔다. 최근 불펜 소모가 컸던 트윈스로서는 정찬헌의 111구 헌신이 있어 반전이 가능했다.
이날도 팔색조 다운 피칭으로 경기를 또 한번 지배했다. 커브, 슬라이더, 투심, 포크볼, 포심을 고루 섞어가며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끌어가며 타자를 압박해 배트를 끌어내는 허허실실 피칭이 일품이었다. 지난 4일 정찬헌과 첫 만남에서 3피안타 11삼진 무득점에 그쳤던 삼성 분석야구가 가동됐지만 정찬헌의 패턴 변화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기 후 정찬헌은 "연패중인데다 연장전이 많아 힘든 상황이었는데 내 임무만 잘 수행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결과가 좋아 정말 다행이다. 큰 부담은 없었고 초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투구수가 많았던 것 같다. 휴식기가 다른 선발 투수보다 길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겨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기쁨을 표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정찬헌이 6이닝을 잘 던져줬는데 승리투수가 못돼 아쉽다"며 사실상 에이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믿었던 외국인 두 투수와 차우찬까지 흔들리는 총체적 상황. 정찬헌이 LG 마운드의 최후의 보루로 수렁에 빠질 뻔 했던 팀을 구했다. 경기 전 "연패 참 힘드네요"라며 한숨을 짓던 류중일 감독의 상경길이 정찬헌 덕분에 조금 편안해 졌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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