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도쿄행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대표팀 구도가 더욱 복잡해졌다. 기존 자원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새 얼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포항의 송민규다. 송민규는 전반기 가장 빛난 젊은 피다. 외인들의 득세하고 있는 득점왕 경쟁에서 얼굴을 내민 유일한 토종이다. 11경기에 출전해 5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가장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돌파, 여기에 침착한 마무리 능력까지 갖춘 송민규는 가뜩이나 치열한 김학범호의 2선 경쟁구도를 단번에 뒤흔들고 있다.
미드필드에서는 부산의 권혁규와 수원의 박상혁이 돋보인다. 부산과 수원이 야심차게 키워낸 권혁규와 박상혁은 올 시즌 팀 허리의 중추를 맡고 있다. 지난 시즌 2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인 권혁규는 올 시즌 6경기에 나서며 신임을 받고 있다. 1m90의 장신임에도 뛰어난 발기술을 가진 권혁규는 대범한 플레이로 부산 허리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서울전에서는 데뷔골도 넣었다. 박상혁도 갈수록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부족한 수원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한 박상혁은 10경기에 나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였다. 지난 슈퍼매치 맹활약을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수비진에도 주목할 선수가 있다. 부천의 김강산과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최 준이다. 김강산은 수비 전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으로 '빗장 수비'를 넘어 '철창 수비'를 펼치는 부천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대전 하나시티즌전에서는 'K리그1급 공격수' 안드레 루이스를 꽁꽁 묶기도 했다. 최 준은 경남 임대 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의 두터운 선수층에 막혀 기회를 잡지 못했던 최 준은 경남에서 날카로운 오버래핑으로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답답한 경남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선수라는 평가다. 김도훈 감독의 깜짝 카드로 왼쪽 측면 어디서든 뛸 수 있는 설영우(울산),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센터백 이지솔(대전)도 김학범호의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다.
송범근(전북) 독주가 이어지던 골키퍼 자리에도 김정호(부산)가 등장했다. 김정호는 실수도 있지만, 선방 능력에서는 베테랑 선배들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김학범호를 지탱해 온 기존 주축들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상주) 조규성(전북) 김대원 정태욱(이상 대구) 이동준(부산) 원두재(울산) 김진야(서울) 엄원상(광주) 송범근도 각 팀의 핵심 멤버로 나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세훈 김대원 이동준은 벌써 3골씩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김학범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해외파도 있다.
도쿄올림픽에는 단 18명이 갈 수 있다. 김학범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매 라운드 K리그 현장을 다니며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눈에 띄는 새 얼굴의 등장으로, 김 감독은 행복하지만, 머리 아픈 고민을 이어가게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