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 김강민이 베테랑의 참모습을 보였다. 여전한 엄청난 수비능력과 중요한 찬스에서 팀을 구원하는 한방을 쳤다.
김강민은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서 6번-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0-1로 뒤진 2회초 1사 1루서 좌전안타로 찬스를 이으며 득점에도 성공했던 김강민은 3-5로 뒤진 3회말 1사 만루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8회말엔 10-9로 역전한 뒤 2사 만루서 상대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2타점 쐐기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공격보다 더 멋진 수비가 있었다. 4회초 2사 2루서 전병우의 큰 타구를 뒤로 달려가며 잡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던 김강민은 8회초엔 아예 홈런을 잡아내는 신공을 보였다. 1사 1루서 대타 허정협이 친 큰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더니 펜스 앞에서 점프를 해 담장을 넘어가는 공을 걷어냈다. 그야말로 이날의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은 '슈퍼 캐치'였다. 3타점을 올렸지만 2실점을 막은 것까지 더하면 5점을 김강민의 방망이와 글러브로 만들어낸 셈. 김강민의 활약에 SK는 4-8로 뒤졌던 경기를 12대9로 역전승을 할 수 있었다.
경기후 김강민은 "오늘은 정말 힘들었다. 나에게도 인상 깊은 경기였다"고 했다.
8회초 슈퍼캐치가 결정적이었다는 말에 "이겼으니까 커보인 거다. 만약 졌다면 그냥 잘한 수비가 됐을 거다. 결과론이다"라고 했다. 그에겐 크게 어려운 수비가 아니었다. 김강민은 "쫓아가면서 판단을 했는데 거의 다 갔을 때 잡을 수 있겠다 싶었다. 점프 타이밍이 워낙 좋아서 잡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홈런이 되는 타구인 줄은 몰랐다고. "평상시 대로 수비를 했는데 비디오 판독을 하더라. 전광판을 보고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했다.
8회말 쐐기 안타에 대해선 채태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강민은 "난 편하게 들어갔다. 이미 채태인 선수가 역전타를 쳤기 때문에 지키기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치는 건 덤이라고 봤다"면서 "그 때 점수가 나면 당연히 좋겠지만 안나도 이길 수 있으니까 편했다. 그
래서 채태인 선수에게 고맙고 오늘의 수훈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9위에 처져 이미 5강을 바라보기 힘든 상황. 2001년에 입단해 20년째 프로에서 뛰고 있는 김강민에게도 드문 상황이다.
김강민은 "사실 힘들다. 자기 야구가 부진해도 팀이 이기면 묻어갈 수 있고, 그러면서 자기 컨디션을 찾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자기가 잘해도 그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부담 아닌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늘 상대에게 점수를 내줬지만 바로 점수를 내면서 쫓아가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3경기를 한 것처럼 힘들었지만 그래서 집중력을 가질 수 있었고 8회에 역전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김강민은 "이런 경기를 이겨서 내일, 모레에도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수비가 여전하다는 말에 김강민은 "옛날엔 발도 빨라서 더 잘했는데…. 아직 죽지 않았죠?"라며 씩 웃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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