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던 것을 두고 미국 사법당국이 범죄 여부에 해당하는지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법무장관 주도로 애플이 '기만적 거래행위 금지법'(deceptive trade practices law)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여러 주가 참여하는 공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공동조사에 참여한 텍사스주가 애플을 기만적 거래행위 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이 고의로 구형 아이폰 속도를 늦췄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3년 만이다.
속도 저하 의혹은 지난 2017년 12월 불거졌다. 그동안 모바일 운영체제 iOS 업데이트를 통해 구형 아이폰 속도를 제한, 아이폰의 신제품 판매량 증가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게 골자였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기온이 내려갈 때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며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대응했다. 구형 아이폰의 경우 배터리 성능이 나빠 프로세서가 원하는 만큼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 스마트폰이 갑작스럽게 꺼질 수 있어 프로세싱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력수요를 감소시켰다는 해명이다. 아이폰은 배터리 일체형 제품으로 배터리만을 교체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기기 성능이 떨어질 경우 소비자들은 기기 변경을 주로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구형 아이폰 속도저하를 두고 판매량 확대를 위한 꼼수 및 소비자 기망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국내에서도 속도저하와 관련해 2018년 1월 시민단체가 팀 쿡 최고경영자(CEO) 등 애플 경영진을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2018년 12월 '혐의를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가 시민단체가 불복하자 지난 20일 '수사가 미진했다'며 재수사를 결정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에 이상이 생기면 배터리를 교체에 먼저 나서는 일반적인 형태로 성능 제한은 소비자를 위한 조치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사법당국이 애플의 구형 아이폰 속도저하와 관련해 범죄로 판단할 경우 국내에서도 다시금 소비자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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