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8월부터 시작이다. 그때 롯데가 치고 올라갈 것이다."
올해부터 롯데 자이언츠를 맡은 허문회 감독에겐 '팔치올'이란 별명이 있다. '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의 줄임말이다.
허 감독은 시즌초부터 장기적인 시각을 강조했다. 매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30경기, 60경기, 90경기 시점의 팀 운영 계획 변화를 강조했다. 시즌 초에는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며 5할 승률 유지에 중점을 뒀다. 훈련량을 줄이고,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불펜 운영에도 로테이션을 도입, 위기에도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마무리 김원중은 동점 상황에서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보는 이에 따라 답답함을 느낄 정도였다.
30경기를 넘어서면서 벤치가 작전 지시 및 선수 운용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초반과는 달리 보다 타이트한 전력 관리가 이뤄졌다. 하지만 한발짝의 여유는 남겨뒀다.
그 결과 롯데는 매월 5할 부근의 성적을 거뒀다. 5월에는 개막 5연승에도 불구하고 11승 12패였다. 6월 12승 11패, 7월 10승 12패. 하지만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가 동반 몰락하면서, 롯데는 5할 안팎의 승률에도 불구하고 한때 8위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허 감독은 팬들의 아우성에도 꿋꿋이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4일 SK전까지 롯데는 71경기를 치렀다. 올시즌의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허문회 감독이 남다른 자신감을 보여온 '8월 대반격', 본격적인 순위 싸움으로의 전환을 앞둔 '승부처'다. 박세웅이 그 서막을 열었고, 노장 노경은이 7이닝 무실점 6삼진의 인생투로 분위기를 띄웠다. 서준원도 6이닝 무실점 쾌투로 화답했다. 롯데는 8월의 시작과 함께 3연승을 달리며 36승35패, 리그 7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6월 17일 마이너스에 머물던 승점 마진도 48일만에 플러스로 바뀌었다.
투수진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주장' 민병헌과 '복덩이' 마차도의 부활도 이어졌다. 시즌초 리드오프를 맡았던 민병헌의 타순은 어느덧 9번까지 내려앉았다. 시즌 내내 이어진 슬럼프에 마음고생을 하던 민병헌은 지난달 17일 스스로 2군행도 요청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를 만류했다. 허 감독은 "민병헌은 팀의 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다. 꼭 타격이 아니라도 여러가지 부분에서 공헌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긴 장마가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된 걸까. 민병헌은 4일 SK 전에서 3안타를 때려내며 부활을 외쳤다. 지난 7월 8일 한화 전 이후 27일만의 멀티 히트, 90일만의 1경기 3안타 경기다.
이날 3타수 3안타를 기록한 마차도도 지난 5월 14일 이후 82일만에 3할 타율에 복귀했다. 7월 이후 마차도의 컨디션은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7월 6일에는 가족들이 한국에 입국, 마차도의 마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7월 6일 이후 약 한달간 마차도의 성적은 타율 4할2푼 2홈런 13타점이다. OPS(출루율+장타율)이 1.082에 달한다. 이 기간 성적만 놓고 보면 올시즌 롯데 타선을 이끌고 있는 정훈(0.946) 손아섭(0.890) 이대호(0.862)보다 뛰어나다. 최근 9경기 연속 안타도 이어가고 있다.
선발진이 안정되고, 주축 타자들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부진했던 선수들이 부활했다. 8월 승부처를 기다려온 추진력은 롯데를 어디까지 밀어올릴 수 있을까.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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