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핫포커스]이창진 부상·김호령 타격부진, 그 틈새 비집은 '베이비 초이' 최원준, KIA 중견수 뎁스가 좋다

by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뎁스 싸움이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장마가 끝난 뒤 무더위를 팀 뎁스로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바람대로 되고 있다.

올 시즌 KIA의 중견수 얼굴은 계속 바뀌었다. 스프링캠프부터 5월까진 최원준(23)이 1번 타자로 나섰다. 지난 시즌 중견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이창진과 지난해 말 경찰야구단 제대 이후 새 도약을 바라는 김호령이 나란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조계현 KIA 단장은 "스프링캠프 당시 이창진이 허리 디스크 부상으로 조기귀국하자 윌리엄스 감독이 엄청 불안해하더라. 그래서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수비 잘하는 김호령이라는 친구가 기다린다고 했다"며 회상했다.

최원준은 세 명의 중견수 자원 중 가장 먼저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5월 한 달간 주전 중견수로 기용됐지만 공식적으로 실책을 두 개나 범했고, 보이지 않는 송구 실책이 잦았다. 지난 시즌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수비에서 자신감이 떨어지자 그 영향이 타석까지 이어졌다. 5월 타율 2할1푼9리, 출루율 2할9푼1리에 그쳤다.

6월이 되자 윌리엄스 감독은 중견수에 변화를 줬다. 최원준을 교체멤버로 돌리고 김호령에게 주전을 부여했다. 김호령은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1군 콜업 첫 경기였던 지난 6월 2일 광주 롯데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박세웅의 초구를 노려 선두타자 홈런을 신고했다. 김호령의 6월 타율은 2할8푼9리, 출루율 3할7푼9리 등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7월 초부터 김호령의 타격감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에겐 '천군만마'가 있었다. 이창진이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타이밍도 절묘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호령이 부진을 겪자 지난달 7일 광주 KT전부터 이창진을 주전 중견수로 중용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통통 튀는 이창진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다. 이창진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절실함이 엿보였고, 그것이 결과로 이어졌다. 타율 3한5푼2리에다 한 달간 리드오프로 0.376의 출루율을 찍었다.

그러나 8월 초 또 다시 중견수를 교체해야 하는 불운이 찾아왔다. 이창진이 지난 6일 광주 LG전에서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타격한 뒤 1루를 향해 달리던 중 허벅지를 감싸쥐며 쓰러졌다. 정밀검진 결과, 오른쪽 대퇴 이두근 손상 진단이었다. 쉽게 말해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이후 윌리엄스 감독은 중견수에 김호령과 최원준을 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 플래툰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원준이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짜내 버텨내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 광주 SK전에선 나란히 3안타 경기를 펼쳤다. 삼진을 줄이고 방망이에 공을 제대로 맞추고 있다. 수비는 아직 불안해보이지만, 8월에 단 한 번도 실책하지 않았다.

KIA 중견수 뎁스는 깊진 않다. 그러나 누군가 부상이나 부진으로 펑크가 났을 때 메울 수 있는 '계산이 서는' 자원이 존재한다. 잇몸이 건강해 잘 씹을 수 있는 KIA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