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예비역' 심창민(26)이 복귀전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심창민은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3-4, 한점 차로 추격한 8회 구원 등판, 1이닝 퍼펙투를 펼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키움이 자랑하는 클린업트리오를 상대로 삼자 범퇴를 이끌어 냈다. 이정후 러셀 허정협의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총 투구수 12구. 변화구가 절반인 6구였다. 최고 147㎞의 패스트볼에는 힘이 있었다. 슬라이더의 꺾임 각도는 날카로웠다. 좌타자를 상대로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도 하나 던졌다. 이정후의 범타를 이끌어낸 결정구였다.
부담스러웠던 복귀 후 첫 등판, 좋은 기억이 남았다. 심지어 삼성이 9회초 5대4 역전승에 성공해 승리투수란 선물도 받았다.
입대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감지된다. 표정이 진지해졌다. 1점 차 편치 않은 상황에서의 등판이었지만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있었다.
구종 다양화가 시작됐다. 심창민은 입대 전 빠른 공과 슬라이더 투피치 위주의 피칭을 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빠른 공을 넣다가 안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패스트볼 타이밍에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았다. 좌타자 이정후를 상대로 체인지업도 섞었다. 퓨처스리그 두 시즌의 실험이 도움이 됐다.
심창민은 28일 대전에서의 복귀 인터뷰에서 "1군은 성적을 내야 하는 자리라 잘 던지는 거 위주로 던지게 되는데, 퓨처스리그에서 특히 작년에 안 던지던 공들을 안 던져도 될 상황에 많이 던졌다. 지금은 타자들 기술도 많이 향상된 만큼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이기려면 구종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50%(투피치)에서 33%(쓰리피치)→25%(포피치)로 확률이 줄면 좋은 거니까…"라며 "새로운 구종을 손에 익혀서 제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 복무 중 리그 최고 좌타자로 폭풍 성장한 이정후 강백호에 대해 "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 찾아서 보고 그러지는 않았다. 원래 잘 치던 선수들이었고, 여전히 잘 치는 선수들이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죠"라며 웃었다.
입대 전에 비해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삼성 불펜의 천군만마.
그는 "생각적으로 많이 변했던 것 같다. 어른이 돼가는 느낌"이라며 "원래 누리고 있던 당연했던 게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야구에 대한 자세가 달라지는 것 같다. 1군에서 떠나있는 동안 팬 입장에서 야구가 많이 그리웠다. 그러면서 다시 가면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간절함이 주는 힘. 걱정은 기우였다. 심창민이 다시 야구 잘하는 특급 불펜 투수로 돌아왔다. 더 여유 있고, 더 강해진 모습으로 듬직하게 시동을 걸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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