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창단 첫 가을야구를 하루 앞둔 KT 위즈 선수단 분위기는 정규시즌 때와 다를 바 없었다. 흥겨운 음악을 틀어놓은 채 타자들은 분주하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선수들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몸을 풀었다.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념해 구단에서 맞춘 붉은색 바탕의 포스트시즌 특별 후드티를 입은 게 그나마 다른 점이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T를 향한 시선은 엇갈린다. 막강한 타격과 4명의 10승 투수를 보유한 마운드의 힘은 돋보이지만, 가을야구에선 '초보'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정규시즌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플레이오프의 중압감을 이겨낼지에 물음표가 붙어 있다.
더구나 플레이오프 맞상대는 올해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가을 달인'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를 스윕하면서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PO행을 확정 지은 뒤 KT전 전망에 대해 "두 팀의 공격 스타일은 비슷한 것 같다. 불펜은 준PO에 상대한 LG보다는 조금 더 공략이 낫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두산전을 하루 앞두고 만난 취재진에게 "(포스트시즌 실감이) 아직은 모르겠다. 내일 경기장에 가면 더 나지 않을까"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정규시즌을 마치고 미팅을 한 번 했는데, 이후엔 하지 않았다. 내가 더 말을 하면 선수들이 불안해 한다"며 "당장 무엇을 바꾸기보다는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향에서 순리대로 경기를 풀어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 불펜을 향한 두산의 시선을 두고는 "왜 자꾸 싸움을 붙이려 하느냐"고 웃은 뒤 "(우리 팀 불펜이) 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불펜의 힘도 적지 않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단기전에는 내보낼 수 있는 투수 패턴이 정해져 있으니 아마 그런 말을 하신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게 함정이 될 수도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단기전은 선취점 싸움이라고 봤지만, '과연 우리가 두산에게 1점만으로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해봤을 때 답은 '노'였다"며 "우리가 가장 좋은 야구를 했을 때는 하위 타선에서 상위 타선으로 찬스가 연결돼 득점이 나올 때였다. 그 부분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략을 시사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이 감독은 '순리'와 '도전'을 강조했다. 창단 후 하위권을 전전하다 지난해 5할 승률에 이어 올해 2위까지 도약하며 새 역사를 만들어가는 KT에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선수들에겐 '마음대로 해보라'며 포스트시즌의 테마를 '축제'로 정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팀 KT 위즈가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 정상까지 남은 두 단계를 향해 마지막 도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KT 지휘봉을 잡은 것 자체가 내겐 도전이었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도 도전이었다. 막내 구단으로 탄생해 정상까지 두 계단 남았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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