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시리즈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지만 잦은 실수로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베테랑. NC 다이노스 3루수 박석민이 '귀중한' 내야 땅볼을 쳤다. 그리고 그 내야땅볼 덕에 NC는 5차전을 승리로 만드는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다.
박석민은 지난 20일 열린 3차전서 2루타성 타구를 치고서 2루까지 달렸다가 아웃됐다. 너무 빨리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게 오히려 스피드를 떨어뜨려 아웃됐다. 게다가 2루를 터치하면서 오른손 중지를 다쳤다. 결국 경기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교 교체됐고, 이로 인해 타격이 힘들어 4차전에선 벤치에서 쉬어야 했다.
박석민은 5차전서 상태가 호전돼 선발 출전했다. 타순은 내려가 7번에 배치. 하위타선에서 평소와 같은 활약을 해준다면 타격감이 좋은 8번 애런 알테어나 9번 권희동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회가 5회말에 왔다. 0-0이던 5회말 선두 6번 노진혁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4회까지 단 2개의 안타만 치고 볼넷이 없었던 NC의 첫 볼넷. 처음으로 무사 1루의 찬스를 잡은 NC에겐 희생번트가 필요했다. 그런데 7번 박석민의 차례였다. 박석민은 희생번트가 별로 없다. 올해도 2개의 희생번트만 기록했고 최근 5년간 단 8개의 희생번트만 기록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중요한 상황이라 박석민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킨다는 보장은 없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초구에 히트 앤드 런 작전을 썼다.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공을 던질 때 노진혁이 2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박석민이 땅볼만 친다면 노진혁은 2루에서 살 수 있게 됐다. 플렉센의 시속 143㎞ 커터가 박석민 앞에서 떨어졌다. 박석민은 그 공을 끝까지 따라가서 끝내 맞혔다. 친 뒤 방망이를 놓쳤지만 확실한 땅볼을 쳐냈다.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갔지만 이미 노진혁이 2루로 뛰었기에 2루에서 살기엔 충분했다.
볼넷에 진루타로 만든 1사 2루서 8번 알테어는 2스트라이크 이후 파울 타구를 2개나 치면서 플렉센과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결국 151㎞의 빠른 직구를 정타로 맞혀 깨끗한 중전안타를 만들어 냈고, 노진혁이 홈에 들어와 1-0이 만들어졌다. 초반 여러차례 위기를 넘겼던 NC가 선취점까지 얻으면서 NC의 기세가 살아났다. 베테랑 박석민의 작전 수행 능력이 만들어낸 선취점이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