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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호했어야 했는데…" 야구선수 아빠 사령탑의 훈훈한 동업자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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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강인권 감독대행이 롯데 포수 강태율의 덕아웃 습격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태율은 5회초 2사 2루 수비 때 3루쪽으로 떠오른 김주원의 파울플리이를 끝까지 따라갔다. 집중력 있게 잡아낸 뒤 NC벤치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탄성이 들리는 순간. 강태율은 NC 벤치에 대자로 내동그라졌다.

모두가 놀랐다. 큰 부상을 걱정했다. 하지만 강태율은 강했다.

트레이너 등 롯데관계자가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이내 훌훌 털고 반대편 덕아웃으로 태연하게 돌아갔다. 지시완이 급히 몸을 풀었지만 6회초에도 변함 없이 마스크를 쓰고 게임을 완주했다.

6회 무사 만루 찬스에는 올시즌 첫 안타이자 463일 만의 안타를 쐐기 적시 2루타로 7대2 승리의 공신이 됐다.

강태율은 "이거 못 잡으면 (2군에) 내려간다는 생각이었어다. 덕아웃 바로 앞이라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내가 죽더라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절박감을 표했다.

비록 상대팀 선수였지만 자신의 바로 옆에서 벌어진 돌발상황에 강인권 감독대행이 크게 놀랐다.

6일 롯데전을 앞두고 강 감독대행은 "많이 놀랐다. 더 적극적으로 보호했어야 했는데 자료를 놓는 테이블을 앞에 두는 바람에 한발 늦었다. 크게 다친 줄 알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치지 않아서 위안이 되더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야구를 하는 두 아들(두산 강동형, NC 강태경) 둔 아빠의 심정이었을 그 순간. 상대와 승패를 떠나 동업자 정신이 묻어나는 훈훈한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