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팀 최다 홀드 기록(27개)을 바꿨고, 지난 겨울엔 결혼을 했다. 또 프로 9년차에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른게 의미가 있었다.
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불펜투구를 마친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김범수(28)는 편안해 보였다. "불안한 마음이 전혀 없다. 내 페이스에 따라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전까지 크게 보여준 게 없었다. 확실한 1군 선수도 아니었다. 그렇다보니 항상 불안하게 야구를 했다. 오늘 던지면 다음 날 2군에 내려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런 불안감이 사라졌다. 지난해 부상없이 거둔 성적이 자신감과 여유를 안겼다. 팀 내 입지가 견고해졌다. 2022년 3월과 2023년 3월, 가장 달라진 점이다. 부상이 없는 김범수는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투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장시환과 김범수를 마무리 후보로 구상하고 있다. "김범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었다.
대다수 중간투수가 승리를 확정짓는 마무리투수를 열망한다. 강력한 구위는 기본이고, 강심장에 승부사 기질이 필요하다. 경쟁도 치열하다.
김범수는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팀이 필요한 보직을 맡아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다. 기회가 되면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했다.
올해도 아프지 않고, 정상적은 몸으로 한시즌을 소화하는 게 목표다. 부상없는 시즌을 위해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짜준 프로그램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
"부상 방지를 위한 보강 운동을 많이 했다. 내 몸에 맞게 훈련했다. 그 이상을 하면 부상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리하지 않고 있다."
한동안 팀 내 최고 '파이어볼러'였다. 시속 150km 강속구를 편하게 던졌다. 그런데 최근 팀 내 강속구 투수들이 늘었다. 시속 150km 빠른공이 없으면 중간계투로 명함을 내밀기 어려워졌다.
김범수는 "좌완 투수 중에선 아직까지 내가 가장 빠른 것 같다. 투수 전체로 치면 4~5위로 떨어졌다"며 웃었다.
빠른공이 중요하고 좋은 무기지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충분히 경험한 일이다.
올시즌 마무리투수 김범수를 볼 수 있을까.
조건은 충분히 갖췄다.
오키나와(일본)=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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