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초 2사 1루 유격수 뜬공, 3회초 2사 1루 2루수 땅볼, 5회초 2사 2루 3루수 뜬공, 8회초 무사 3루 삼진.
내야를 벗어난 타구가 없다.
이 중 한번만 적시타를 쳤다면, 승패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바로 앞 4번 타자 채은성이 1,3,5회 2사후 적시타를 때리고, 8회 상대 수비실책으로 출루했다. 한방으로 흐름을 이어줘야 하는데, 번번이 5번 타순에서 끊겼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5번-좌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와 전날(1일) 개막전까지 4번으로 나서다가, 이날 타순 변화를 줬지만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1일 개막전에선 1회 행운의 투수쪽 내야안타를 때린 뒤, 4타석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개막 2연전에서 타점없이 9타수 1안타, 삼진 3개. 선수 본인도, 팀 타선도 답답했다.
중심타선의 노시환, 채은성이 맹타를 휘둘러, 오그레디의 부진이 더 눈에 띈다. 노시환은 이틀 연속 3안타, 총 6안타를 때렸다. 채은성은 2일 3안타 3타점을 올렸다.
타격부진은 시범경기부터 시작됐다.
홈런 3개를 쳤지만 타율이 1할1푼4리에 그쳤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타이밍을 맞춰가고 있다. 노린 공은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타구로 연결했다"고 감쌌다, 그러나 개막 2연전서 나타난 타격은 기대 이하였다.
오그레디는 한화가 컨택트가 좋은 마이크 터크먼 대신 장타력을 보고 영입한 타자다. 그가 반등하지 못하면, 중심타선 구상까지 어그러진다. 수베로 감독은 채은성 오그레디 노시환, 세 타자를 중심에 두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어디까지나 오그레디의 장타력을 담보로 한 계획이었다.
빠른 시일 안에 타격감을 깨우지 못하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초반 부진이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는 개막 2연전에서 끝내기 패를 당했다. 개막전에선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2대3으로 졌다. 2일 경기에선 9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6대7로 패했다.
한 팀이 개막 2연전을 모두 끝내기로 내준 게 역대 3번째라고 한다. 3번 모두 끝내기 패를 당한 팀이 한화다.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