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사령탑으로서 데뷔 시즌, 소프트라이트가 쏟아진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 선수 출신이 아닌가.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장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주가 직접 나서 영입해 더 화제가 됐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7) 이야기다.
개막전부터 10경기에서 6승4패를 했다.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를 받았으니 산뜻한 출발이다. 그래서인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얼굴 표정이 밝았다.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야하는 게 프로 감독의 숙명이다. '직업병'을 벗어던지기 어렵겠지만, 되도록 쌓아두지 않으려고 한단다. "매 경기에 '일희일비'하면 죽을 것 같다. 가급적 지난 경기는 잊고, 오늘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매일 전쟁를 치러야하는 사령탑으로서 현명한 생각이다.
이 감독이 KBO리그에 들어오면서, 한국프로야구에 풍성한 스토리가 생겼다. 하지만 그는 본인에게 집중되는 관심을 살짝 부담스러웠다.
14~16일 예정된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 잠실야구장을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두 팀의 시즌 첫 라이벌전이다. 상대팀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빅매치다.
이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 잘 몰랐다. 자꾸 주위에서 이야기를 하니 부담이 된다"고 했다.
두산, LG 모두 새 사령탑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LG는 우승을 위해 경험많은 염경엽 감독(56)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두산은 팀 재건 작업의 적임자로 이 감독을 모셔왔다. 아무래도 양팀 감독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감독은 관리하는 역할이다. 이번 3연전을 '김의 전쟁'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양팀의 간판선수인 김재환(두산), 김현수(LG)를 부각시켜달라는 주문이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