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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와 가스공사의 장태빈 무상 트레이드 비하인드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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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무상 트레이드? 사실은…."

남자 프로농구 디펜딩챔피언 안양 KGC는 최근 이중 트레이드로 관심을 끌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대어' 오세근(SK) 문성곤(KT)을 놓쳤지만 최성원(전 SK) 정효근(전 한국가스공사) 이종현(전 KCC) 등 '준척'을 영입하면서 전력 누수 최소화를 노렸다.

KGC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7일 비시즌 첫 트레이드의 중심에 섰다. 전주 KCC와 김상규(IN)-전태영(OUT)을 1대1 트레이드했고,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장태빈(27)을 무상으로 영입했다.

여기서 농구팬들 사이에서 생긴 궁금증, '무상 트레이드?'다. 트레이드라 하면 '기브 앤 테이크'가 있기 마련인데, 공짜로 선수를 받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두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윈-윈'거래였다.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절묘한 거래 아이디어를 먼저 착안한 쪽은 KGC였다.

지난달 FA 시장이 열렸을 때 '대어' 문성곤과 오세근이 떠날 경우를 대비해야 했던 김성기 사무국장은 김상식 감독과 전력 대책회의를 가졌다. 여기서 김 감독은 "통합우승을 함께 했던 우리 선수를 보상으로 내주는 FA 영입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 '보상선수+전 시즌 보수의 50%(또는 보상금 200%)' 보상이 발생하는 직전 시즌 연봉 순위 30위 이내 선수 영입을 피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변준형까지 상무 입대해 전력 누수가 너무 큰 가운데 연봉 30위 이내 선수를 빼고 나니 마땅히 전력 보강에 도움될 만한 선수가 없었다. 특히 오세근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게 우선인 터라 정효근이 1순위 대안이었다.

그런데 정효근은 연봉 순위 30위 이내 선수, 가스공사가 보상선수를 선택하면 KGC의 전력 구조상 보호선수을 제외하고 최성원 또는 배병준 등 '알짜'를 빼앗길 우려가 컸다. 김 국장은 '딜'을 시도했다. 명색이 거래이자 협상인데 KGC가 원하는 대로 현금 보상만으로 가스공사가 끝내줄 리는 없었다. 뭔가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했다. 가스공사에도 득이 되는 거래 조건으로 떠올린 것이 정효근에 다른 선수 1명을 데려가 주는 '1+1 패키지'였다.

당시 가스공사는 모기업의 경영난을 이유로 프로농구단 운영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구조조정이 필요했다. 선수단 '몸집 줄이기'를 통해 연봉 지출을 줄이는 것도 구조조정의 한 방편이었다. 이에 KGC가 가스공사 측에 "정효근 현금보상에 선수 1명을 정리하면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가스공사도 이득이다. 대신 가스공사 측이 필수 자원으로 꼽은 선수 리스트를 손대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선택하겠다"고 제안했다.

가스공사는 당시 코칭스태프 개편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고심 끝에 KGC의 제안을 수락했다. 계약기간 2년 남은 장태빈을 KGC가 무상으로 받아주면 1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에 정효근의 현금보상 6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A구단도 정효근 영입에 적극적이었지만 200% 보상금 외에 가스공사가 얻을 이득은 없었기에 KGC의 제안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가스공사는 상무 제대 예정인 이낙현과 알토란 식스맨 이원대 등 가드 자원이 많은 터라 출전 기회가 없는 장태빈을 놓아주는 게 상책이었다. 반면 KGC는 정통 포인트가드는 아니지만 1번 자리를 봤던 변준형이 입대한 데다, 나머지 가드 중에 정통 1번이 없어 걱정했던 터라 장태빈 영입이 반갑다. KGC는 "장태빈은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어 SK-오리온-가스공사를 거치며 '저니맨' 생활을 했지만 2018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면서 "기회를 주면 '제2의 배병준'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