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오빠 멋지나 안 멋지나'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했던 순간 주장 손아섭이 스리런포를 터뜨린 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쳤다.
NC와 롯데의 전반기 마지막 '낙동강 더비'서 손아섭이 친정팀을 상대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이날 불붙은 손아섭의 배트는 꺼질 줄 몰랐다.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12일 창원NC파크. 두 팀의 맞대결을 야구팬들은 '낙동강 더비'라 부른다. NC는 경기전까지 올 시즌 롯데전 1승 5패로 열세를 보였다.
최근 10경기서 2승 8패. 투타에서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며 전력마저 약해진 NC. 주장 손아섭은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하며 어린 후배들에게 다가가 타격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와 행동으로 훈련 분위기도 띄웠다.
강인권 감독은 이날 손아섭을 지명타자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시켰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베테랑 손아섭의 체력 관리를 위한 배려였다. 수비 부담 없이 공격에만 집중한 손아섭은 '공포의 1번 타자'였다.
1회 첫 타석부터 롯데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날리며 기분 좋게 시작한 손아섭은 무사 1,3루서 마틴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손아섭의 진가는 2대1 1점 차로 앞서가던 6회 무사 1,2루서 발휘됐다. 롯데 좌완 김진욱과 승부에서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 6구째 125km 커브를 힘껏 잡아당겼다. 몸쪽 잘 떨어진 변화구였지만 손아섭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몸쪽 변화구에 완벽히 대처했다.
맞는 순간 외야 펜스를 향해 날아간 타구. 폴대 안쪽으로 들어오며 비거리 120m 스리런포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직전 이닝 무사 1,2루 찬스에서 번트 실패와 상대 호수비에 막혀 추가점을 내지 못했던 NC. 6회 터진 손아섭의 달아나는 스리런포는 강인권 감독과 NC 더그아웃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7회 1사 1,3루 손아섭은 1타점 희생플라이를 치며 타점을 추가했다.
부상으로 주축 선수들이 빠지며 지난 주말 삼성전 두 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던 NC. 리드오프 손아섭의 뜨거운 타격감에 어린 후배들의 타격감도 살아나며 롯데전 11대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100승 감독 고지에 오른 강인권 감독은 주장 손아섭의 꽃다발을 받은 뒤 옅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