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앞에서 먼저 보여주지면 그걸 보고 배워요."
KBO리그 '막내' KT 위즈에는 살아있는 2루수 전설이 있다. 박경수는 지난 2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박경수의 2000번째 경기. KBO리그에서 18명 밖에 밟지 못한 기록이다.
박경수는 이날 볼넷 2개까지 골라내면서 역대 23번째 900볼넷도 달성했다.
매년 선수가 들어오고 성장하는 프로의 세계. 2000경기를 달성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매년 100경기 이상을 뛰어도 20년을 1군에서 버텨야 한다. 실력은 물론 부상을 막을 수 있는 철저한 자기 관리까지 따라야 한다.
2003년 1차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경수는 첫 해 84경기 출장을 시작으로 자신의 프로 역사를 써 내려갔다.
성남고 시절 대형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LG에서는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박경수의 야구 인생은 KT에서 바뀌었다. 2014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박경수는 '신생팀' KT로 이적했다.
LG에서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때지 못했던 그는 KT 이적 첫 해 타율 2할8푼4리 22홈런을 날렸고, 이듬에는 3할-20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올 시즌 박경수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6억원에 계약하면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남다른 리더십으로 후배를 이끈 그는 2021년에는 한국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바닥부터 정점까지.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박경수는 후배들에게 교과서 그 자체였다. 남다른 눈썰미로 '이적생' 이호연에게 글러브를 빌려줘 적응을 돕기도 했다. 이호연은 박경수에게 글러브를 빌린 날 4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호연은 "옆에서 플레이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운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으시다 보니까 그걸 바탕으로 가르쳐주시고, 그대로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며 "서로 도움도 주고 응원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내야수 모든 형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훈련 때도 앞에서 먼저 보여주시면 그걸 보고 배운다.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올 시즌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윤석 역시 박경수의 모습에 감탄했다. 오윤석은 "(박)경수형의 도움도 엄청 크다. 뒤에서 보기만 해도 많은 걸 배운다. 경수 형이 경기에 출전해서 플레이하는 걸 보면 놀랄 때가 많다. 어떻게 저런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나도 이후에 비슷한 상황에서 나가면 그런 플레이를 해봐야지라는 생각도 한다. 큰 배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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