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끄는 황유민이 아찔한 경험을 했다.
황유민은 6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 홀(파4) 페어웨이에서 거리측정기로 남은 거리를 잰 뒤 거리측정기를 그만 떨어뜨렸다.
바로 옆에 선 캐디에게 건네려 했는데 캐디가 마침 그린 쪽을 쳐다보느라 황유민이 건넨 거리측정기를 받질 못했다.
떨어진 거리측정기는 볼 옆에 떨어져 멈췄다. 거리 측정기는 볼과 딱 붙어 있었다.
만약 볼이 움직였다면 꼼짝없이 1벌타를 받아야 할 상황.
골퍼의 소지품이 의도와 상관없이 볼을 건드려 움직이면 1벌타가 주어진다.
황유민은 경기위원을 불러 볼이 움직이지는 않았고 미세하게 흔들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캐디 역시 같은 진술을 했다.
경기위원회는 둘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중계화면을 십수번 다시 돌려본 끝에 볼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황유민의 말이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기위원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황유민은 20분 넘게 기다렸다.
그 사이 함께 경기한 문정민과 최가빈은 먼저 그린에 볼을 올려 홀아웃했다.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 황유민이 때린 볼은 홀 10㎝ 옆에 떨어졌다. 이글이 될 뻔한 이 장면에 그린 주변 관객들은 함성을 질렀고 황유민과 캐디는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1타차 선두였던 황유민은 2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끝냈다.
황유민은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벌타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내 실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 받아들이자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거리측정기를 떨군 적이야 있지만 이번처럼 공에 딱 붙은 건 처음"이라면서 "캐디가 받아줄 줄 알았다. 손에서 미끄러지기도 했던 것 같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웨지로 치는 짧은 거리였다"는 황유민은 "오늘 웨지샷 미스가 많았기에 판정을 기다리는 동안 오늘 했던 실수에 대해서 돌아봤다"고 덧붙였다.
1, 2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하나도 결들이지 않은 황유민은 이날 버디 3개를 뽑아냈다.
황유민은 "1, 2라운드에 비해 샷이 흔들리고 퍼트도 아쉬웠다. 그린에서 라인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은 퍼트하기 어려웠던 아쉬운 상황들이 더 많았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회 54홀 내내 보기 없이 경기한 황유민은 "그래도 보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파세이브하고, 18번 홀에서도 행운이 따라줘서 잘 마무리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대회부터 55홀 노보기 행진을 이어간 황유민은 "최종 라운드 첫 홀에서 노보기가 깨질 수 있다. 보기를 안 하려고 하겠지만, '포기하지 말자'가 공략법은 아니기 때문에 기록에 대한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돌격대장'으로 불리는 황유민은 "수비적으로 치려고 하면 경기가 잘 안 풀린다. 내일 컨디션을 보고 샷이 잘 맞는다고 느껴지면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겠다"고 공격 골프를 예고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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