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겨우내 열심히 훈련했다. 서울, 부산 왔다갔다 한다."
이학주에겐 고난으로 가득했던 한 해가 지났다. 2025년 을사년에는 이학주에게도 봄이 찾아올까.
2019년 KBO리그 복귀 이후 6시즌을 뛰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3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3년을 보냈다.
1990년생, 한때 메이저리그를 눈앞에 뒀던 천재적 재능. 무주공산이던 롯데의 유격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됐지만, 공수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수비의 경우 기민한 몸놀림은 단연 돋보였지만, 뜻밖의 실책도 적지 않았다.
2024년은 지난 6년중 가장 춥고 야구에 목마른 한해였다. 단 43경기 출전, 105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타율 2할6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709의 타격 성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2021년부터 3년간 2할을 간신히 넘겼던 그다.
슬럼프가 길었다. 할머니의 눈물을 가슴에 새기고 시작한 시즌이었지만, 개막 엔트리 탈락이란 충격에 직면했다.
이후 1군 복귀전이던 3월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모처럼 밝게 웃었다. 한국 데뷔시즌이던 2019년 4월 이후 무려 1808일만에 기록한 1경기 4안타였다. 이후 4월 중순까지 타율 5할을 넘길 만큼 페이스가 좋았다.
잠시였다. 4월 14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주일간 무안타였고, 이후 2군을 오가기 시작했다. 5월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리는 깜짝 활약도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3타석을 부여받는데 그쳤고, 이후 1군에서 이학주의 모습은 사라졌다.
퓨처스 경기 출전도 줄어들었고, 결국 시즌이 끝난 뒤인 11월 방출을 통보받았다. 2024년 최종 기준 샐러리캡까지 불과 3억원 남짓을 남겨뒀던 롯데 구단이다. 김태형 감독의 의중에 없다면, 9200만원에 달하는 이학주의 연봉도 부담이었을 수 있다.
이학주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연락 기다리고 있다. 올겨울 열심히 개인훈련 하면서 보냈다"고 했다. 지인들의 레슨장에서 훈련하고, 웨이트도 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대한 보장 없이 막연하게 훈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야구를 향한 이학주의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 그는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게 야구고, 그러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나이 35세, 선수생활을 이대로 마무리 하기엔 아직 이른 나이다. 1990년생 황금 유격수 시대의 중심이었다. 고교 시절 4대 유격수(김상수 안치홍 오지환 허경민)가 국가대표팀에서 우승하는 사이 이학주는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로 진출하며 그 이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누렸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혀 미국에 정착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고액 FA로 리그를 호령한 반면 이학주는 스타성을 꾸준하게 발전시키지 못했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있는 5명 중 이학주와 포지션이 같은 B등급 하주석도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는 '50억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하며 이미 하주석과의 거리를 둔 상황.
이학주는 하주석보다 4살 많지만, 방출 선수 신분인 만큼 보상선수 부담은 없다. 특유의 경쾌한 발놀림과 민첩한 볼핸들링은 야구계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방출 통보를 받았을 때의 마음은 아마 당해본 사람만 알지 않을까. 새해가 밝았으니까, 작년까지 있었던 일들은 이제 잊으려고 한다. 내겐 선수생활 연장을 위한 결정권이 없다. 기다리며 준비할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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