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위기의 순간 마운드에 올라 배짱 넘치는 투구를 펼친 아기 사자 배찬승의 호투가 빛이 바랬다.
직전 타석 솔로포를 터뜨린 4번 타자 문보경을 상대로 직구만 5개가 던진 루키 배찬승의 배짱 있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칠 테면 쳐보라는 듯한 배찬승의 직구 승부는 통했다. 딱 한 가지, 수비면 빼놓고 보면 완벽했다.
1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DH 1차전.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경기 후반부 위기의 순간 마운드에 오른 루키 배찬승의 배짱투가 눈길을 끌었다.
강력한 구위로 4번 타자 문보경의 배트를 힘으로 누르는데 성공한 루키 배찬승은 먹힌 타구를 직접 처리하기 위해 달려왔지만, 글러브 속으로 한 번에 타구를 담지 못한 뒤 탄식했다.
아쉬움도 잠시 마운드를 찾은 포수 강민호 격려 이후 평정심을 되찾은 배찬승은 2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김현수를 내야 땅볼 처리하며 강력한 구위에 이어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선발 후라도의 이어 7회 2사 2루 마운드에 오른 루키 배찬승은 직전 타석 솔로포를 터뜨린 LG 4번 타자 문보경과 승부를 펼쳤다.
5대3 2점 차 더 이상 점수를 내주면 더블헤더 1차전 경기를 내줄 수도 있던 상황,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은 포수 강민호 리드를 믿고 당차게 투구를 했다.
4번 타자 문보경을 상대로 초구 148km 직구를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배찬승은 또 직구 승부를 택했다.
이날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면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자,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은 강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연신 손에 입김을 불었다. 반팔 차림으로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평소보다 구속은 덜 나왔지만, 볼 끝 움직임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직구를 던져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배찬승은 2구도 똑같은 코스에 직구를 찔러 넣으며 0B 2S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이어진 승부, 2B 2S 바깥쪽 꽉 찬 147km 또 직구를 던진 배찬승은 문보경의 배트를 힘으로 눌렀다.
먹힌 타구는 천천히 1루 선상으로 굴러갔다. 1루수와 포수가 처리하기에는 애매했던 타구였다. 마운드에서 달려 나온 배찬승은 타구를 직접 처리하기 위해 글러브를 쭉 뻗어봤지만,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며 문보경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기록은 내야 안타였지만 배찬승이 한 번에 포구했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였다. 이닝을 끝내지 못해 아쉬워하는 배찬승을 찾은 포수 강민호는 후배 어깨를 주무르며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
2사 1,3루 김현수와 승부, 배찬승은 슬라이더를 던져 내야 땅볼 처리했다. 배찬승은 위기를 스스로 지워낸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수비는 아쉬웠지만 문보경과 승부에서 직구만 5개 연달아 던져 4번 타자 배트를 구위로 누른 배찬승의 배짱투는 인상적이었다.
7회 2사 2루 마운드에 올라 실점 위기를 막아낸 루키 배찬승은 8회에도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배찬승의 배짱투는 삼성이 5대4 1점 차로 패하며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