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의 5연승을 저지했다.
KIA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간 시즌 4차전에서 4-1로 이겼다. 8위 KIA는 2연패에서 벗어나면서 시즌 성적 18승21패를 기록하면서 중위권으로 다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3위 롯데는 시즌 성적 24승17패2무를 기록했다.
KIA는 롯데에 맞서 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좌익수)-변우혁(1루수)-정해원(우익수)-한승택(포수)-박재현(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김도현이었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빠진 게 컸다. 위즈덤은 지난 11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나섰다가 허리 통증이 생겼고, 최소 일주일은 경기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나성범이 이미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위즈덤까지 자리를 비워 김도영과 최형우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레이예스(우익수)-나승엽(1루수)-전준우(좌익수)-손호영(3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데이비슨이었다.
김도현은 현재 KIA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내 선발투수다운 투구를 펼쳤다. 5⅓이닝 87구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커브(27개)와 투심 패스트볼(25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직구(16개) 체인지업(11개) 슬라이더(8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김도현은 올 시즌 호투에도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는데, 감격적인 2번째 승리를 챙겼다.
김도현이 내려간 뒤에는 전상현(1⅓이닝)-이준영(⅓이닝)-조상우(1이닝)-정해영(1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켰다.
나이 23세 8개월 20일인 정해영은 이날 시즌 10세이브를 달성하며 역대 최연소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23년 시즌 당시 만 나이 25세였던 고우석(전 LG 트윈스)이 보유하고 있었다. 2021년 34세이브, 2022년 32세이브, 2023년 23세이브, 2024년 31세이브를 기록하며 KIA 마무리투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정해영은 지난해 4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나이 22세 8개월 1일로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KIA 타선의 해결사는 역시나 김도영과 최형우였다. 김도영은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최형우는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김도현은 호수비 덕에 첫 고비를 잘 넘겼다. 2회초 선두타자 전준우가 유격수 박찬호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상황. 김도현은 다음 2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워 2사 2루를 만들었는데, 박승욱의 타구가 우익수 머리 위로 향했다. 장타가 예상되는 타구였는데, 우익수 정해원이 끝까지 팔을 뻗고 뛰어올라 낚아채 이닝을 끝냈다.
득점 지원을 하지 못하던 KIA 타선이 5회말 드디어 터졌다.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김선빈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다음 타자는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2-0 리드를 안겼다. 이어 최형우가 중견수 오른쪽 적시타를 쳐 3-0까지 거리를 벌렸다.
김도현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고승민을 안타로 내보냈지만, 까다로운 타자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묶어 1사 1루가 됐다. KIA 벤치는 김도현이 끝까지 이닝을 매듭짓길 바랐지만, 나승엽과 전준우를 볼넷과 사구로 내보내며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1사 만루 위기에서 KIA는 전상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전상현은 손호영에게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희생플라이가 예상됐는데, 중견수 박재현이 의욕적으로 다음 수비까지 생각하다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1아웃 상황이라 3루주자만 득점해 3-1 추격에 그친 게 다행이었다. 전상현은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정훈을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김도현의 승리 요건을 지켜줬다.
KIA는 8회초 실점 위기를 넘기면서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셋업맨 조상우가 등판한 가운데 1사 후 나승엽의 안타, 전준우의 볼넷으로 1, 2루 위기에 놓였다. 롯데는 손호영 타석에서 대타 유강남 카드를 꺼내 반격을 노렸는데, 유강남이 조상우의 초구를 건드려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8회말 추가점을 뽑으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전 안타로 물꼬를 텄다. 롯데는 김강현에서 송재영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로 연결하자 김상수로 한번 더 마운드를 바꿨다. 이우성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로 연결했고, 변우혁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날 때 3루주자 김도영이 득점해 4-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롯데 선발투수 데이비슨은 6이닝 108구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첫 패(5승)를 떠안았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