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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샷' 시련도 웃어넘긴 '복덩이'…타격 1위+3할 유격수보다 원하는 목표 있다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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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상 전까지 타격 1위를 질주하던 타격감은 여전했다. "팬들이 붙여주신 별명 중에 '복덩이'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속내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26)가 사직구장에 돌아왔다. 지난 4월 29일 고척 키움전에서 3타수 2안타로 활약하던 중 헤드샷 사구를 맞아 쓰러진 이래 약 3주만의 복귀다.

그는 "이제 다 괜찮다. 어제도 뛰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몸이 기억하고 있다"며 밝게 미소지었다. 17일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1군에 등록됐고, 3경기에서 9타수 4안타를 몰아쳤다. 수비에서도 여전히 넓은 범위와 기민하고 촘촘한 발놀림으로 투수들의 등 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북일고 시절(대전고 전학) 함께 했던 고승민과의 호흡도 눈부셨다.

올해 롯데 유니폼 판매 1위다. 윤동희 나승엽 등 젊고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함께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철원이 "내가 전민재의 (트레이드)영수증인 걸로 하자"며 웃을 정도의 맹활약이다. 롯데의 오랜 고민인 유격수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유격수가 약한 팀이다. 프로 원년팀의 긴 역사 속에도 김민재와 박계원 정도가 이름이 거론될 뿐이다. 오죽 고민이 많았으면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에 타격의 아쉬움을 감안하고도 마차도 같은 외국인 선수를 썼을까.

하지만 전민재가 나타났다. 롯데 역사상 첫 3할 유격수도, 3번째 골든글러브도 꿈이 아니다. 102타석을 소화한 19일 기준 타율이 3할9푼2리에 달하는 만큼, 규정타석을 채울 때까지 컨디션을 끌고 간다면 타격 1위도 노려볼만하다.

'헤드샷' 사구는 뜨거웠던 한달여가 그대로 잊혀지는가 싶은 순간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골절 등의 심각한 이슈 없이 안구내출혈 선에서 끝났고, 퓨처스 경기를 거쳐 3주만에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

전민재는 "하늘에서 한번 쉬어가라는 뜻으로 주신 시련이 아닌가 싶다"면서 웃은 뒤 "(양지율이)따로 미안하다는 마음을 많이 전해왔다. 퓨처스 복귀할 때도 연락이 왔더라"며 다 털어냈다고 했다.

"원래 난 긍정적이다. 웃어야 복이 온다는 생각이다. 다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트라우마 같은 느낌도 특별히 없다."

전민재는 "안구에 출혈이 있었다보니 휴대폰이 잘 보이지 않아 날 걱정하는 연락에 답을 다 하진 못했다. 이점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고 했다.

3~4월 월간 MVP 2위에도 올랐다. 전민재는 "폰세가 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팬투표에서 내 이름이 11만표 정도 나왔던데, 앞으로 잘해서 다시 월간 MVP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전민재가 빠진 사이 주전 유격수를 꿰찬 후배 이호준의 맹활약도 돋보인다.

"전경기를 TV로 봤는데, 꾸준이 나오던 내 이름 언급이 점점 줄어들더라. 호준이가 너무 잘해서 좋았다. 나올 때마다 '하나 쳐라'라고 TV보면서 응원했다. 앞으로도 잘했으면 좋겠다."

"지금 100경기 정도 남았는데, 다치지 않고 풀로 소화하고 싶다. 세부적인 타격 기록보다는 우선 세자릿수 경기 출전이 최우선 목표다. 다른 기록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