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배우 겸 성우 고(故) 장미자가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최종회에 깜짝 출연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고인이 생전 촬영한 장면이 전파를 타 이목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영애(이정은 분)는 복권 당첨번호를 들고 구매하러 가던 중 채무자 장기환을 마주치고 그를 쫓느라 결국 복권을 사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눈앞에서 19억 8천만 원의 당첨금을 놓친 이영애는 장기환과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며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때 편의점에 등장한 한 노인(고 장미자 분)은 두 사람을 부부로 오해하며 "어이구 어이구 그만 잡어. 남자는 기를 살려줘야 한다"며 "원래 부부는 빚 갚는 재미로 사는 거다. 남자가 뭐 밥 굶기게는 안 생겼다"는 말로 이영애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러나 노인의 말은 이영애의 분노에 불을 더 지폈고, 이영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노인에게 달려갔다.
그런 이영애를 말리려다 엉겁결에 그를 품에 꼭 끌어안은 장기환.
두 사람을 본 노인은 "애들 돌아다니는데 그런 것은 집에서 해라. 금슬이 아주 좋다"며 유쾌한 미소를 남긴 채 퇴장했다.
60여 년간 연극 무대와 드라마에서 활약한 원로 배우 고 장미자(84)는 지난 1월 2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0대에도 꾸준히 무대에 올랐던 국내 연극계 대표 배우다. 1960년 '제작극회'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해 '화'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사랑을 주세요' '인간의 시간' '황금 연못' 등 연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연기했다.
1963년 DBS 동아방송 성우 1기로 입사했고,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토지' 'TV 손자병법' '솔약국집 아들들' '눈이 부시게' '킹더랜드' 등 드라마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등에서도 열연했다. 지난해에는 배우자인 배우 박웅과 함께 연극 '춤추는 은빛 초상화' 무대에 올랐다. 강북연극협회 회장을 지냈고 극단 '삼각산' 대표로 활동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는 남편 박웅이 고낙준(손석구 분)의 노년을 연기한 바 있어, 부부가 같은 작품에 함께 등장하게 된 특별한 의미도 더해졌다.
드라마 제작진은 최종회 엔딩 크레딧을 통해 "배우 고 장미자님, 당신의 열정을 기억하겠습니다. 그곳에서 평안하시길"이라는 자막과 함께 고인의 생전 모습을 공개하며 깊은 추모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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